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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들' 휘문의숙 사기 의혹…세입자들 "전재산 날릴 위기" vs "휘문의숙만 믿었다"

디지털뉴스부 기자 입력 2018-12-11 13: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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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들' 휘문의숙. /KBS 2TV '제보자들' 캡처
 

'제보자들' 휘문의숙의 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제보자들'에서는 '임대보증금 127억 원 돌려받을 수 없나요' 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제작진은 휘문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휘문의숙이 보유한 건물을 찾았다.

이 건물의 세입자 123세대는 총 보증금 127억 원을 되돌려 받지 못하고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임대 관리회사의 대표가 세입자들의 보증금으로 사업을 하다 모두 날려버렸다는 이유에서다.

123세대가 전 재산을 날릴 위기에 처했지만, 책임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임대차 계약 당시 임대관리회사와 공인중개사는 모두 "휘문의숙이 임대인이고. 휘문의숙이 망하지 않는 한 보증금은 보장된다"고 했고, 세입자들은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던 것.



휘문의숙 측은 세입자들과 어떤 계약 관계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던 중 한 세입자는 사태 발생 후 계약서에서 의심스러운 조항을 발견했다. 바로 '별지에 특약사항 있음'. 그에 따르면 휘문의숙 측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었다. 또 '이 계약은 소유주인 학교법인 휘문의숙으로부터 건물 전체를 임대받은 아파트 관리 주식회사를 임대인으로 하는 전대차 계약'이라고 게재돼 있었다.

세입자들은 이 조항이 무슨 뜻인지 몰랐었고, 휘문의숙이 전대 계약을 숨기기 위해 계약 서류에는 임대라는 말을 섞었다고 주장했다.

학교법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는 세입자들, 관리 업체와 세입자들간의 전대차 계약이라고 주장하는 학교법인. 양 측의 의견은 팽팽했다.

'전대'란,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 계약을 한 임차인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임대하는 것을 뜻한다. 전대차인의 경우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청구할 수 없기 때문에 계약 체결시 주의해야 한다.

서류에는 휘문의숙이 임대대행 업무를 한 것처럼 되어 있었다. 완전히 전대차를 한 게 아니라, 임대만 대행한 것처럼 되어 있었던 것. 임대차 계약서인지 전대차 계약서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관리업체는 돈을 반환할 의무가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들에게 돌아간다.

관리업체 대표는 검찰에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평생 모은 재산을 하루아침에 잃게 된 사람들, 과연 이들을 구제할 방안은 없을까.

한편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휘문의숙은 임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약을 체결했던 공인중개사는 임대차 계약서를 쓰면서 전대차라고 적은 것과 관련 사과했다. 다만, 공인중개사가 임대차 계약-전대차 계약을 헷갈렸다는 점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터.

'제보자들' 제작진은 해당 공인중개사를 직접 찾았고, 공인중개사는 "휘문의숙만 믿고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라며 자리를 피했다.

뿐만 아니라 입주자 모집 공고도 실제 계약과도 달랐다. 월세와 보증금을 내도록 했던 계약은, 1억 9천만 원의 거액 전세보증금을 내는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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