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전방위 사업 다각화 '개방화' 대비
금성사는 1976년 2월 TV생산 100만대를 돌파(사진 왼쪽)한데 이어 1977년 8월에는 19인치 컬러TV 양산을 시작했다. /LG그룹 제공 |
LG그룹은 해외 진출도 돋보였는데 생산거점 현지화 위주의 국제화 작업은 1981년 9월 미국 헌츠빌에 컬러TV 공장을 건설하면서부터였다.
총 550만 달러를 들여 공장을 완공한 후 1982년 10월부터 컬러TV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1987년에는 시설투자비 6천700만 마르크를 들여 독일 보름스시에 연산 40만대의 VCR과 연 30만대의 컬러TV 생산 시설을 마련해 유럽진출의 교두보로 삼았을 뿐 아니라 1984년 6월에는 미국 첨단연구개발 전진기지인 실리콘밸리에 UMI를 설립했다.
신제품 개발 내지는 기존 제품의 품질향상을 위한 첨단기술 확보가 절실했던 탓이다.
>> 생산거점 해외 현지화
(주)럭키는 1984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합작(SABIC 85%:럭키 9%:금성사 6%)해 자본금 1억2천600만 달러의 NPC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설립했다.
SABIC은 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에틸렌 등 화공제품을 생산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체였다.
NPC는 VCM과 PVC의 생산을 목적으로 설립됐는데 1986년에 준공한 생산공장은 연산 VCM 30만t과 PVC 레진 20만t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는데 PVC 레진 공장은 세계최대 규모였다.
이 무렵 LG그룹의 현지생산거점 확보는 주로 주력기업인 금성사를 중심으로 추진됐는데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의 수입규제에 대항하고 국내의 재벌규제 강화 등 점차 열악해지는 국내 경영여건을 감안한 글로벌 다각화로 추정된다.
금융부문에 대한 확충도 주목됐다. LG그룹은 1980년 6월에 부산투자금융을 인수하고 1983년 11월에 럭키증권이 대보증권을 인수 합병해 규모를 확대했으며 1982년 9월에는 금성투자금융을 설립했다.
장차 그룹 계열사들의 기업공개를 통한 직접금융 확대와 규제 일변도의 은행 의존적 자금조달방식을 회피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LG그룹 산하에 금융 소그룹이 마련된 것이다.
또한 1981년에는 럭키개발이 기업공개를 단행했고 1984년 7월에는 엘지애드를 설립해 그룹의 광고업무를 전담했으며 1983년 11월에는 럭키스포츠를 설립해 스포츠 레저사업에도 진출했다.
1990년 4월에는 안진제약을 인수해 럭키제약으로 상호를 변경했으며 5월에는 럭키화이바그라스(럭키오웬스코닝)를, 6월에는 럭키훽스트(주)를 차례로 설립했다. 럭키훽스트는 1993년 1월 럭키석유화학에 통합됐다.
같은 해 9월에는 럭키에폭시(주)를 설립하고 12월에는 희성산업이 편의점사업에 진출했다. 1991년 1월 희성산업을 LG유통(현 GS유통)으로 상호를 변경했으며 1992년 8월에는 'LG25' 100호점을 열었다.
>> 스포츠·레저부문 진출
1990년에는 프로야구단 'LG트윈스'를 창단했다. 국내 프로야구는 1981년 11월 한국프로야구위원회(KPBC)의 발족으로부터 비롯됐다.
MBC 청룡(서울), 롯데 자이언츠(부산), 삼성 라이온즈(대구), 해태 타이거즈(광주), 삼미 슈퍼스타즈(인천), OB 베어스(대전) 등 6개 구단으로 출범, 1982년 3월 27일 서울의 동대문 야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MBC 청룡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KBO 리그가 본격화했다.
프로야구는 갈수록 인기가 커져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그 와중인 1989년에 MBC가 누적되는 적자로 청룡 야구단을 매물로 내놓았다. 프로야구위원회에서는 그해 10월에 삼성과 재계 수위를 다투는 현대그룹에 매각대금 80억원에 인수를 타진했다.
그러나 당시 현대 정주영 회장이 매각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이유로 결제를 거부해 매각 작업이 무위로 끝난 것을 럭키금성 측에서 인수의사를 밝혀 1990년 1월에 최종인수계약을 체결해 구단 명칭을 'MBC 청룡'에서 'LG 트윈스'로 변경했다.
LG그룹은 1980년대에 수직 및 수평 다각화에 박차를 가해 조만간 맞닥뜨릴 개방화, 금융화, 세계화 시대에 대비했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