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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블록버스터와 경쟁하는 방법

유동규 발행일 2019-03-26 제23면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
지난 3월 5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독일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에 참가한 64개국은 한결같이 그들의 자연을 자랑하고 있었다. 마치 자연을 테마로 한 블록버스터 경연장 같았다. 뉴질랜드 남섬, 미국의 국립공원, 중국의 장가계 등을 마치 현장에서 보는 듯했다. '이들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의 자연이 과연 경쟁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냉정하게 우리가 지닌 관광콘텐츠는 어떠한가? 프랑스의 에펠탑,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등. 우리의 랜드마크는 무엇이고, 이들에 비해 우리의 관광콘텐츠는 얼마나 독창적인지 의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은 한 번이면 족해'라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2018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 비율은 중국 31.2%, 일본 19.2%, 대만·홍콩 11.8%인 반면, 미국·유럽 등 서양국가는 모두 합쳐 10%도 안된다. 소비력 있는 서양권 관광객들이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대한민국으로 오게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냉정하고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실마리는 우리만의 개성, 바로 한국문화에 있다. 최근 한국관광을 이끄는 한류 중 하나인 케이 무비를 보자.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와 '써니'는 제작비가 각각 40억원도 되지 않지만 각국에 리메이크·수출되고 있다. 또 '극한직업'은 제작비만 23배 이상 차이나는 블록버스터 '알리타: 배틀엔젤'을 이기고 관람객 1천600만명을 넘어섰다.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만의 인간미, 다이내믹함, 소소한 일상에 있다.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삶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거리의 불빛은 새벽까지 꺼지지 않고, 밤에 주문한 물건을 다음 날 새벽에 받고, 인터넷 속도는 아우토반 그 이상이다. 우리에겐 흔한 일상이 그들에겐 흥미로움의 대상인 것이다. 관광도 다르지 않다.

이러한 것들을 체계적으로 관광상품화해야 한다. 남들과 똑같은 것으로 경쟁할 이유가 없다. 대한민국만의 차별화된 무기로 승부해야 한다.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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