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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함께 해요, 플라스틱 폐기물 줄이기

최종원 발행일 2019-09-06 제18면

플라스틱으로 고통 받는 지구
나와 내 가족 삶 위협 '위험 요소'
정부 다양한 정책 노력 불구
폐기물 발생 꾸준히 증가
개개인 실생활 실천문화 조성 절실


최종원 한강유역환경청장 사진 2
최종원 한강유역환경청장
최근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지구'라는 뉴스를 자주 접한다. 폐그물에 걸려 죽은 바다거북, 떠밀려온 고래 뱃속에 가득한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태평양 바다를 떠다니는 플라스틱 섬 등등.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매년 8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고, 이 쓰레기가 모여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 '태평양 쓰레기 지대(The Great Pacific Patch)'를 만들었는데, 그 면적이 우리나라의 15배에 달한다고 한다.

폐플라스틱 문제는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에 스쳐 가는 뉴스로 여겨져 왔다. 뉴스를 들을 때는 폐그물에 걸려 죽은 거북이가 불쌍하다 느끼지만, 잠시 후에는 무심코 카페에서 일회용 컵으로 커피를 마시고, 마트에서 일회용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그러나 폐플라스틱 문제가 더는 태평양의 문제가 아님을 체감하게 하는 사례들이 일어나고 있다.

2018년 4월 전국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수거되지 않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았다. 최근 곳곳에 몰래 버려진 쓰레기가 거대한 산을 이루어, 환경을 오염시키고 많은 이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재활용원료로 위장해 필리핀으로 수출되었던 폐플라스틱이 국제적인 부끄러움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2019년 9월, 우리는 지구의 문제가 나의 고통으로 바뀌는 그 어느 지점에 서 있다. 바닷새와 해양 포유류를 괴롭히던 쓰레기가 나와 내 가족의 삶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라는 것을 여러 사건을 통해 알아가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발굴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분리수거 정착,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일회용 비닐이나 컵 규제 등 환경부는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 차원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발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재활용 제도도 잘 정착되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폐기물을 근본적으로 줄여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를 지속 가능한 자원이용 구조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폐기물 문제는 정부 정책이나 규제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와 참여가 없으면 현실에 정착하기가 어렵다. 태평양 바다의 쓰레기 섬을 바라보며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그 쓰레기는 우리의 생활 주변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와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책의 개발을 위한 노력과 함께 시민 개개인이 실생활에서 실천해가는 노력과 문화의 조성이 절실한 때이다. 장에 갈 때는 장바구니를, 카페에 갈 때는 텀블러를 이용하는 것, 페트병을 분리수거 할 때 포장재를 떼는 것, 우유 팩을 버릴 때 물로 한번 씻어주는 것, 담배꽁초를 유리병에 넣지 않는 것 등등.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바다의 거북이와 고래를 살릴 뿐만 아니라, 나와 우리 가족의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지키는 방패가 될 것이다. 매년 9월 6일은 정부에서 지정한 '자원순환의 날'이다.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지구를 지키는 마음으로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하나를 실천해 보는 것이 어떨까?

/최종원 한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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