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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감염돼도 수개월 생존 가능 '만성 공포'

신지영 신지영 기자 발행일 2019-09-20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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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시 한 양돈농가에서 살처분 관계자들이 탄간가스 주입 작업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 DB


파주·연천서 폐사한 급성과 달리
기침등 호흡기 증세로 오인 쉬워
'이미 상당수 확산 가능성' 우려도


경기북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농가가 잇따라 나타난 가운데 감염된 돼지가 최대 수 개월까지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주와 연천의 경우, 고열이 나타난 지 수 일 만에 돼지가 폐사해 발견이 쉬웠지만 수 개월 이상 생존해 있게 되면 자칫 감염 사실을 놓칠 수 있다.

특히 돼지열병에 감염돼도 만성기침과 같은 일반 증상만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미 질병이 상당히 퍼져 나갔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돼지열병의 임상 증상은 '심급성', '급성', '아급성', '만성' 4가지로 나뉜다. 심급성은 아무런 증상 없이 갑자기 돼지가 폐사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돼지가 죽은 이후에야 감염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급성은 파주의 사례처럼 감염 이후 고열을 앓다 2~7일 내에 돼지가 죽는다. 자칫 감염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위험성이 높은 것은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아급성'과 '만성'의 경우다.

아급성과 만성 돼지열병은 일반적으로 유럽 및 카리브해 인근에서 나타났고, 아프리카에서는 거의 대부분 급성 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아급성은 병원성이 약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데, 침이 섞인 기침을 내뱉어 만성 호흡기 증세로 오인하기 쉽다. 간질성 폐렴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고 관절이 부어 돼지가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급성 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최종적으로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으로 폐사하는데, 죽기까지 수 주에서 최대 수 개월까지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 또 다른 돼지에게 병을 옮길 가능성도 크다.

아급성 돼지열병이 호전되며 만성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은 가죽·털이 거칠어지고, 발육도가 낮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만성은 몇 달 동안 생존하는 사례가 많지만 결국 폐사한다. 앞서 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와 연천 농장은 모두 돼지가 죽은 뒤에야 방역당국에 의심신고를 했는데, 아급성과 만성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임상증상만 보이더라도 신고를 해야 한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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