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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산단서 쑥쑥 크는 '가구계 떡잎장인'

김주엽 김주엽 기자 발행일 2019-09-24 제13면

에몬스가구
지난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한 이상현(사진 왼쪽), 권오현(가운데) 대리와 최은영 주임. 이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구 장인(匠人)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몬스가구 제공

기능올림픽 대표 재직 에몬스가구
지난달 카잔 대회, 직원 3명 출전
고교부터 준비… 銀 2·우수상 성과
'특진 제도' 대리·주임으로 배치

"꾸준히 노하우를 쌓아 대한민국 최고의 가구 장인(匠人)이 되겠습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에몬스가구는 국내 가구 업계 중 유일하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가 재직하는 회사다.

에몬스가구는 2015년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기능올림픽대회부터 목공, 가구, 실내장식 부문에 출전한 국가대표를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도 에몬스가구 직원 3명이 출전했다.



목공 부문에 출전한 권오현(19) 대리와 실내장식 부문 이상현(19) 대리, 가구 부문 최은영(19) 주임이 그 주인공이다. 권 대리와 이 대리는 이번 기능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가구 부문에 참가한 최 주임은 우수상을 받았다.

기능올림픽은 주어진 도면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어 평가받는 대회다. 목공 부문은 목조 주택의 틀이나 구조물을 만들고, 실내장식 부문은 창호·문틀·발코니, 가구 부문은 거실장 또는 벽장을 제작해야 한다.

2년에 한 번씩 열리지만, 나이 제한이 있어서 한 번의 참가 기회만 주어진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가대표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대회를 준비했다고 한다.

최 주임은 가구 부문 첫 여성 국가대표로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가구를 만들어 보자는 친구의 권유를 받아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국가대표가 될 줄은 몰랐다"며 "오랜 기간 준비한 대회를 끝마쳐 후련한 마음이 있었지만, 작은 실수도 많이 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가를 대표해 기능올림픽에 나가겠다는 목표로 노력했다는 이 대리는 "아직 대회가 끝난 것 같지 않다"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연습만 했었다. 지금도 연습장에 나가야 할 것만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목공 부문에 참가한 권 대리는 유럽 선수들의 기술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한다. 그는 "아시아권 선수들과 달리 유럽에서 출전한 선수들은 원목을 재단할 때 기계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번 대회에서 배운 기술을 업무에 활용해 나의 것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에몬스가구는 기능올림픽 국가대표를 대상으로 특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들도 이제 갓 입사했지만, 대리와 주임 직함을 달고 일선 부서에 배치됐다.

권 대리와 이 대리는 디자인 연구소에서 시제품을 제작할 예정이며, 최 주임은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당분간 판매장에서 근무한다.

이 대리는 "취업이 어렵다는 말이 많은데, 좋은 회사에 들어올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지금은 차근차근 일을 배워야 하는 단계지만, 에몬스가구를 대표하는 기능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 주임은 "소비자들이 어떠한 가구를 원하는지를 알아야 좋은 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디자인도 틈틈이 공부해 에몬스가구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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