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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원인이 '돌'?… '귀'를 의심케한 병명

이현준 이현준 기자 발행일 2019-10-16 제16면

현기증의 20~50%는 '이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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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반고리관에 '이석' 들어가 발병
살짝만 움직여도 '심한 회전' 느껴
메스꺼움·구토·이명 등 증상 동반
병원 찾으면 치료쉽지만 재발잦아


사람은 누구나 갑자기 어지러울 때가 있다.

 

대개 빈혈 혹은 저혈당 증상, 기립성 저혈압 등을 생각한다. 햇빛 아래에 오랫동안 서 있다가, 쭈그려 앉아 있다가 갑자기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짧은 시간 안에 증상이 완화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잦을 경우 '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석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균형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은 귀 제일 안쪽에 있는 '전정기관'이다.



전정기관은 알 모양으로 된 작은 주머니인 '난형낭'과 여기에 연결된 세 개의 '반고리관'(세반고리관)으로 이뤄져있다. 난형낭안에는 먼지처럼 가는 입자의 돌이 있는데 이것을 이석이라고 한다.

이석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면 신경이 이를 감지해 뇌로 전달하고, 몸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이석이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고개를 살짝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도 뇌는 몸이 심하게 회전하는 것으로 인식해버린다.

뇌가 실제 움직임과 다르게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어지럼증이 생기는데, 이런 질병을 이석증이라고 부른다.

이석증이 생기면 누웠다 일어나거나 머리를 숙였다가 들 때, 혹은 누운 상태에서 몸을 뒤척일 때 어지럼증이 생기거나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한 번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수십 초에서 몇 분 동안 증상이 지속되고 메스꺼움, 구토, 이명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어지럼증 원인의 20~50%를 차지하는 질병인 만큼, 단순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병원을 바로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석증의 원인으로는 노화나 칼슘대사 장애, 골다공증, 외부 충격,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만성 피로 등이 꼽힌다.

치료는 대부분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간 이석을 원래의 위치로 돌려놓는 '체위치료법'으로 진행되는데 효과가 좋다.

변형 에플리 방법을 사용해 이석을 원위치 시키는 경우도 있다. 누운 상태에서 머리의 위치를 변화시켜 이석을 이동한다. 70~90% 정도의 치료효과를 가지고 있다.

김규성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증을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고, 치료가 쉽지만 그만큼 재발도 잦다"며 "머리를 크게 회전시키는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고, 술이나 카페인 음료, 짠 음식 등은 전정기능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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