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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 없애고 다시 펜스 치고… 인천시 오락가락 친수정책 '질타'

윤설아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9-11-07 제3면

시의회 해양항공국 행정감사

남동산단 해안도로 8억들여 제거
철새 위해 재설치하자 '여론 뭇매'
시민 공감 못하는 전시행정 비난
바다쉼터·車단지 동시조성 지적


인천시가 유관 기관은 물론 시민과 소통 없이 해양친수도시 조성 사업을 벌여 정작 시민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전시성 행정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시의회 고존수 의원은 6일 열린 인천시 해양항공국을 대상으로 벌인 행정사무감사에서 "바다를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남동산단 해안도로 철책을 8억3천만원을 들여 제거해놓고는 그 자리에 9천만원을 들여 또 다시 철제 펜스를 쳤다. 주민들의 원성이 많아 가보니 바다가 안 보인다"며 "돈을 들여 철책을 제거하고 다시 돈을 들여 철책을 친다는 게 (주민들에게) 우습다"고 질타했다.

시는 지난 4월 해양친수도시 조성 사업 중 하나로 남동공단 해안도로를 둘러싼 철책 2.4km를 걷어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저어새 등 철새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일부 환경단체의 주장에 따라 시는 400m가량의 철제 펜스를 다시 설치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신은호 의원은 "남북 평화 화해시대가 열리면서 인천이 평화도시로서 목적을 달성하는 의미로 철책을 걷은 것이기도 했다"며 "환경단체에서 철새 도래지에 대한 걱정이 있을 수 있지만, 다수 시민들은 바다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느꼈는데 아예 보이지도 않게 해놓은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에 박병근 시 해양항공국장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희가 잘못 했다"며 "내년까지 철새 모니터링을 벌인 후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병배 의원은 시가 39억원을 투입해 연안부두에 '바다쉼터'를 조성하면서 바로 앞에 중고차수출단지가 추진돼 '쉼터' 사업이 무색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병배 의원은 "39억원을 들여 해양친수공간인 '바다쉼터'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그 앞으로 IPA(인천항만공사)가 중고차수출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중고차수출단지가 들어오게 되면 시민 접근성이 떨어져 바다쉼터 사업 자체가 삐걱거리게 될 것"이라며 "IPA가 하는 일이라고 권한이 없다고만 하지 말고 나서서 나중에 시민이 고통스럽지 않게 정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근 국장은 "중고차수출단지 조성은 IPA가 맡고 있는 사업으로, 오는 11일 열리는 고위정책위원회(인천시, 인천항만공사,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간 정책위원회)에서 관련 사항을 잘 살피겠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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