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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색감 유려한 몸짓… 무대 채우는 우리의 미학

김영준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19-11-15 제13면

인천시립무용단 '담청' 21~23일 문예회관

신농제
인천시립무용단의 신작 '담청'의 마지막 장에서 선보일 '신농제'.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새벽녘 어스름한 하늘빛에서 비롯된 심상 엮어
3장에 걸친 레퍼토리, 전통춤 새 시각·미감 제시

한국전통예술의 정서와 우리춤의 정수를 오롯이 담아낸 인천시립무용단(예술감독·윤성주)의 신작 '담청(淡靑)'이 오는 21일부터 23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전통춤 레퍼토리와 창작 춤의 조화를 꾀한 '담청'은 다양한 빛에서 이끌어낸 심상과 그 아름다움을 찬란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된다.

'담청'은 새벽녘 어스름한 하늘의 평안한 안식과 관조를 빚어낸 담청색을 필두로 우리 고유의 우아한 색감에서 비롯된 심상을 춤으로 엮었다.

고려청자의 유려한 곡선을 담은 단아하고 담백한 장면 위로 전통의 문양이 수를 놓고, 고요한 연못을 들여다보는 듯한 무대에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색의 미학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각 장에 풀어놓은 춤 레퍼토리는 궁중, 민속, 농경, 신앙 등 다양한 뿌리에서 비롯됐다.

사다라니
인천시립무용단의 신작 '담청'의 2장에서 선보일 '춘흥'.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1장인 '궐(闕')에서는 궁중의 춤을 다룬다.

'예'로 완성된 극치의 형식과 '악'으로 형상화된 자연의 조화가 이끌어낸 궁중의 춤은 화려하고도 장엄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태평무에 기초한 '태평성대', 궁중정재에서 쓰이는 아박과 향발 등을 사용한 창작무 '결(潔)', '동동', 무인의 기백을 거침없이 발휘할 장검무 '격(激)'으로 구성된다.

2장 '원(院)'에선 풍류를 즐기는 지식인이자 예술의 주요 향유 계층이었던 사대부가 여인들의 심상을 춤으로 표현한다.

고풍스런 여인의 자태를 산조 선율에 담은 창작무 '춘흥', 춘향가의 한 장면을 베어내어 만든 '사랑가', 장구 가락에 생동감 넘치는 여인의 미색을 얹은 '풍류가인'까지 흥과 멋이 넘치는 양반들의 춤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장인 '제(祭)'는 유·불·선의 다양한 면모가 담긴 제의의 장이다. 범패에 맞춰 추는 작법의 일종인 바라춤을 모티브로 창작된 '사다라니'는 불교를, 윤성주 예술감독이 직접 출연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창작춤 '담청'은 신선의 선도를, 농악으로 신명의 한판을 벌리는 '신농제'는 도교와 토속의 기복신앙을 바탕으로 안무했다.

사다라니
인천시립무용단의 신작 '담청'의 마지막 장에서 선보일 '사다라니'.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윤 예술감독의 안무작 중 '묵향'(2013)은 한국무용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지금도 전 세계 극장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윤 예술감독은 '묵향'에 이어 인천에서 선보이는 신작 '담청'을 통해 한국춤의 무대화에 새로운 시각과 미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립무용단 관계자는 "'담청'은 시립무용단에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전통춤 대작으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기본부터 다져온 시립무용단의 춤에 대한 자부심과 저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21일 오후 2시, 22일 오후 8시, 23일 오후 5시에 시작하며, 관람료는 1만~3만원이다. 문의 : (032)438-7774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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