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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보다 더 뿌연 백령도 하늘… 한·중·일 공조 시스템 시급

윤설아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9-11-21 제3면

'중국발 미세먼지 증명 공동연구' 이후 최우선 과제는

청정지 불구 공장지대보다 심해
농도 높을수록 현상 더 뚜렷해져
편서풍 피해 '직격탄' 맞는 인천
'中 대응책 촉구' 정부 협력 필요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영향을 준다는 한·중·일의 첫 공식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들 나라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공조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천의 경우 중국발 미세먼지의 직격탄을 맞는 도시로서 정부와 함께 중국이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던 지난 5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1시 기준 '나쁨'(35~74㎍/㎥) 수준인 43㎍/㎥까지 치솟았다.



이날 비슷한 시간대 인천 도심 지역인 인천 남동구 구월동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15~34㎍/㎥)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짙었던 지난달 31일에도 백령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2㎍/㎥로, 차량 운행이 많은 구월동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인 2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공장과 차량이 많은 인천 도심보다 청정 지역인 백령도에 오히려 초미세먼지가 짙게 나타나는 현상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증거다. 이러한 현상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할수록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올해 겨울에도 중국 편서풍 영향으로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삼한사미'(3일간 춥고 4일간 미세먼지가 극심하다는 뜻)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한반도 유입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날 연구 보고서에도 중국의 요청에 따라 고농도 미세먼지가 많은 겨울과 봄철에 대한 조사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연구 보고서를 동시에 공개한 것과 달리 중국만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중국은 오히려 오염물질 배출 규제와 청정 연료 사용 등으로 중국 전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대폭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 등을 발표하며 자국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한·중·일의 공식 연구 결과가 나온 만큼 미세먼지에 대한 국내 요인 감축 대책도 좋지만 이제부터 한·중·일이 이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춘절 폭죽 연기 유입을 통해 중국발 미세먼지를 국내 최초로 규명한 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고농도 미세먼지 기간이 발표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중국이 공식적으로 자국 미세먼지 영향을 인정했으니 한·중·일 공동 대응의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동북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연구·대응할 수 있도록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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