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화장실 안에 있는 한국마사회 '렛츠런 파크 서울' 마필 관리사동 미화원 휴게실. 지난달 29일 한상각(오른쪽) 과천지회장과 조합원이 대변기 옆에 딸린 휴게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
소속 직원에 대한 처우도 좋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정규직'에만 해당된다.
비정규직인 미화원의 처우 수준은 '휴게공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마사회지부 과천지회가 최근 '렛츠런파크 서울(경마공원)' 내 미화원 휴게실·쉼터를 전수조사한 결과 51곳 중 14곳이 화장실 안에 있거나 입구 언저리에 있었다.
허리조차 마음대로 펼 수 없는 조교사협회 건물 계단 아래 설치된 휴게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
서울경마공원 해피빌(관람대) 3층 여자 화장실 안 쉼터에서 주전부리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미화원의 뒷모습.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
같은 층 또 다른 여자 화장실은 가림막조차 없어 고객들과 어색한 눈인사를 나눠야 한다.
한 미화원은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 힘들었다. 오히려 불편하다는 고객들도 있어 괜히 죄 지은 기분이 든다"고 털어놨다.
계단 바로 아래 구석진 공간을 휴게실로 쓰는 한 미화원은 지난 9월부터 휴게실 온도를 달력에 빼곡히 적고 있다.
해당 미화원은 "휴게실의 열악함을 이렇게라도 증명하려고 적어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관 1층 계단 아래 공간에 마련된 휴게실에 쉬는 한 미화원이 지난 9월부터 달력에 적어둔 내부 온도.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
마사회는 이 같은 지침을 1년 넘도록 무시해온 것이다.
한상각 과천지회장은 "사측은 미화원이든, 기수든 어떤 사안에 대해 차별하지 말아 달라는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사회는 미화원의 휴게공간과 관련한 경인일보 질문에 "내부사정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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