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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공항 건설로 생태계 위협"… 국내외 환경단체들 대책 촉구

윤설아
윤설아 기자 say@kyeongin.com
입력 2020-01-27 20:58 수정 2020-01-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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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공항 건립 예정 부지인 백령도 진촌리 솔개간척지 일대 전경. /옹진군 제공

국토부·인천시·옹진군 상대 '성명'
이틀간 멸종위기종 등 새 88종 관측
정밀 조사·예정지 재검토 등 요구


국내외 환경단체들이 '백령공항' 건설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며 정부와 인천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해 생태권역 조류·서식지를 연구하는 국내외 환경단체 새와 생명의 터(Birds Korea), 인천환경운동연합, 한스자이델재단(Hanns Seidel Foundation)은 백령공항 건설로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27일 성명을 통해 국토부와 인천시, 옹진군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공동으로 백령도에서 조류 탐조를 한 결과 백령공항이 건설될 예정지와 그 인근에서 검은목두루미, 황조롱이, 흰꼬리수리, 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과 국내 희소 조류 등 88종의 새를 관측했다고 밝혔다.



환경과 생태를 알 수 있는 지표종인 조류가 한 지역에서 이틀간 100종 가까이 발견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새와 생명의 터 대표 나일 무어스(Nial Moores·영국) 대표는 백령도 철새들을 10년 간 관측해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500여 종의 조류 중 370종 이상이 백령도에서 발견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일 무어스 대표는 보고서에서 "백령도는 중국 대륙과 한국 사이를 잇는 가장 짧은 거리에 위치해 매년 봄과 가을에 이 곳을 지나는 수십만 개체의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특수한 장소"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가 2017년 발표한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서'가 졸속으로 추진됐다고도 지적했다.

국토부가 이 보고서에서 백령도에서 사는 조류를 170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대체 서식지 마련 등을 적극 검토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국토부와 인천시, 옹진군에 생태환경에 대한 정밀 조사, 백령도 공항예정지 지역 재검토, 조류 대체 습지 마련 등을 요구했다.

심형진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나일 무어스 박사가 발견한 조류 종류와 비교하면 국토부의 조사가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졌는지 알 수 있다"며 "대규모 토목공사인 공항이 건설된다면 이는 동식물에게는 치명적인 환경훼손이 불 보듯 뻔하며 백령공항 건설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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