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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학교생활' 장기 공백… 고3 '선수생명'까지 위태

송수은 송수은 기자 발행일 2020-04-01 제15면

수성 김동연
초·중·고교 개학일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고교 3학년 엘리트(전문) 체육 선수들도 대학 진학과 프로 진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도 코로나19로 대회 진행이 하반기로 미뤄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성고 배구부 주장 김동연(왼쪽)과 야탑고 주장 신재호도 개인 훈련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진로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고 했다. /수성고·야탑고 제공

코로나 사태… 등교 거듭 연기
야탑고야구 해외전훈 '무용지물'
"8~9월까지 대회 성적이 중요"

수성고배구 단체훈련 뚝 끊겨
"프로 입단·입시 6개월 남아"


코로나19 사태로 오는 6일로 예정된 초·중·고교 등교 개학이 거듭 연기돼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다지만 단체훈련마저 할 수 없는 고교 3학년 엘리트(전문) 체육 선수들은 프로팀 입단 또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지장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31일 중·고교 3학년은 9일 온라인 개학을 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1월19일에서 12월3일로, 수시 원서접수는 9월7~11일에서 같은 달 23~29일로 각각 변경된 일정을 밝혔다.



그러나 진로의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있는 모든 스포츠 대회가 잠정(무기한) 연기되는 등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학생 선수들과 학부모, 지도자 등은 고교 3학년들의 향후 진로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 해외 전지훈련 무색해진 야구 명문 성남 야탑고


인천 SK와이번스, 서울 LG트윈스 입단을 목표로 한 야탑고 주장 신재호는 "개학 연기 소식에 처음에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걱정된다"며 "온라인 개학이 일반학생들의 수업일수는 채울 수 있지만 우리에겐 중요한 게 대회에 출전해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고교 3학년만 12명에 달하는 야탑고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따라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이전에는 3인 1조로 선수들 간 캐치볼 훈련도 했는데 최근에는 대회 일정이 모두 연기돼 걱정이 앞선다.

신재호는 "지난해 팀 전력이 좋아 올해 35일간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고 실력도 많이 끌어올렸다. 각종 대회에서 우승도 노려볼 만했다"며 "프로팀에 입단하기 위해선 지난해 성적과 올해 8~9월까지의 성적이 중요한데 주말리그는 물론 황금사자기·청룡기·대통령기까지 기회를 못 살리면 선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전관왕 목표로 한 배구 명문 수원 수성고


경기대·한양대·성균관대 등 대학 명문팀 진학을 준비 중인 수성고 주장 김동연은 "대학에 가려면 성적을 내야 하는데 대회는 물론 단체훈련 일정이 미뤄져 답답하다"고 운을 뗐다.

3학년 7명, 2학년 4명, 1학년 6명 등 17명의 선수가 코로나19 탓에 학교 운동은커녕 집에서 개인훈련만 하고 있다.

주장 김동연은 "대학 진학은 모두 성적에 따라 결정난다. 하지만 대회를 치르지 못해 걱정"이라며 "오는 10월 전국체전이 열릴 때가 되면 프로팀 입단 또는 대학 입시까지 불과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모든 선수가 한 대회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니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대회 자체가 후반기로 밀려 체력적 부담은 있겠지만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목표를 이루겠다"며 "인생의 벼랑 끝이라고 생각하고 후회 없는 한 해를 보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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