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 부드러운 보약 한점, 입안에 녹아들다
'월출산 (방목) 흑염소탕·추어탕 (큰집)'이란 간판을 내건 곳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주방 앞에 '100-1=0'이라고 적힌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100에서 1을 뺐는데 99가 아닌 0이라니….
제철 반찬 등으로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에 군침이 돌았다.
부추와 깻잎 위에 적당한 크기로 썰어 올린 따뜻한 수육 한 점을 냉큼 집어 입속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촉촉한 육즙과 졸깃한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흑염소 특유의 냄새도 없었다.
이씨는 "전남 강진의 농장에서 정성껏 키운 흑염소를 직송으로 받아 쓰고 있다"며 "농장 주인은 30년 노하우를 가진 분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관리를 잘 받고 자란 덕에 노린내도 안 나고 육질도 좋다"고 말했다.
매콤한 청양고추를 썰어 넣은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입안이 개운했다.
수육을 주문하면 뽀얗게 우려낸 따끈한 사골국도 맛볼 수 있다.
담백한 국물 맛이 여름철 까칠해진 입맛을 돌게 했다.
이씨는 "흑염소는 크기가 작아 사골국을 끓이려면 4마리의 뼈를 써야 한다"면서 "설렁탕처럼 밥을 말아서 드셔도 좋다"고 말했다.
주인장은 밑반찬에도 큰 정성을 쏟는다.
겨울철에는 배추 겉절이를, 이맘때는 열무김치를 손님상에 내놓는다.
제철 반찬인 열무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깍두기와 상추 무침 등에도 계속 손이 갔다.
양파 등을 찍어 먹게 나오는 된장과 고추장 맛도 인상적이었다. 밥에 쓱쓱 비벼 먹는 맛도 훌륭했다.
흑염소탕은 수육과 함께 맛본 사골국으로 끓여낸다고 한다.
양념장이 어우러진 진한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고소한 들깻가루를 넣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어낸 밥을 말아서 먹으면 뱃속이 금방 든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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