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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길동 버스차고지' 부천·서울 민민갈등

장철순 장철순 기자 발행일 2020-07-07 제8면

부천시의회 홍진아
부천시의회 홍진아 의원이 6일 옥길지구 차고지 민원과 관련해 불법 주·정차된 시내버스를 지목하고 있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

기사쉼터 없어 불법주정차 몸살
市, 구로주민 반대로 건립 난항
국토부 '친환경' 이유 협의 불응


6일 오전 10시께 서울 구로구 항동 방향에서 부천 옥길지구를 관통하는 4차선의 부광로 1개 면을 시내버스 7대가 멈춰 서 있다. 이곳은 매일 시내버스 불법 주·정차가 상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다.

부천시의회 도시교통위원회 정재현·홍진아 시의원은 이날 옥길지구 공영차고지 건립과 관련한 민원현장을 찾았다.

도로 한쪽에는 7월 1일부터 '부광로 불법 주정차 집중단속 실시'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부천소사경찰서는 교통 흐름 방해 및 운전 시야를 방해하는 차량을 집중 단속한다는 경고문을 내걸었지만 시내버스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버스가 무더기로 불법 주·정차를 일삼고 있는 장소와 50여m 떨어진 곳에는 부천 버스 기사들의 쉼터로 꾸며진 컨테이너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부천 옥길지구에서 여의도까지 운행하는 부천 버스 기사들은 2시간 이상 운행한 후 15분 이상 반드시 쉬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하는데 옥길지구에는 차고지가 없어 컨테이너 박스에서 식사도 하고, 휴식도 취한다.

부천버스 10번 운전기사 김하영(64)씨는 "여의도 갔다 오면 15분 이상 쉬어야 하는데 쉴 곳이 마땅찮아 이곳에서 배차도 받고 휴식도 취한다"며 "공영차고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컨테이너 쉼터는 하루에 30여 명의 부천 버스 기사들이 이용한다. 대장동 차고지에서 배달되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부광로에는 '부천버스'뿐 아니라 '부일교통', '기린운수' 등이 수시로 불법 주·정차를 한다. 그러나 다른 회사 기사들은 '부천버스'처럼 임시쉼터도 없이 일을 하고 있다.

옥길 주민들은 "차고지가 없어 도로에서 회차하거나 버스 기사들이 쉬는 동안 불법 주·정차를 일삼아 불편하고 불안하다"며 "부천시는 하루 빨리 공영차고지를 건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지난 2014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옥길지구를 조성할 때 차고지를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옥길지구가 '친환경도시'라는 이유로 협의를 거부했다.

특히 부천시의 차고지 건립 계획은 인근 서울 구로구 항동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항동 주민들의 항의로 차고지 후보지만 3곳을 옮겨 다녔다.

시는 현재 친환경차고지 건립으로 계획을 바꾸고 옥길동 536 일대 4천722㎡의 국방부 땅을 매입했다. 옥길 주민들은 "차고지 부지가 항동 쪽 아파트와 540여m 떨어진 곳인 데다 산으로 막혀 있고, 친환경 차고지여서 소음과 매연 등의 영향이 별로 없는 데도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반면 항동 주민들은 "서울 구로구 항동 경계선에 위치한 차고지 건설은 항동 주민들에게 소음, 먼지, 교통체증 등 다양한 주민생활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높다"며 "부천시를 포함한 관련 국가기관에 옥길동 전기버스 차고지 반대민원을 신청하는 한편 광명~서울 지하고속도로 항동구간 또한 부천 옥길로 공사구간 변경 민원을 제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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