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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거리두기 1단계' 완화… 고위험시설 상황은

공승배·김동필·신현정 공승배·김동필·신현정 기자 발행일 2020-10-13 제7면

대형학원 대면수업 재개했지만 '원생 퇴원' 타격 컸다

학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1단계 완화로 대형학원 운영이 재개된 12일 오전 수원시 한 대형학원에서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면강의를 듣고 있다. 2020.10.12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원격수업 전환후 소형학원行 속출

한숨돌린 코인노래방 영업준비 분주
마이크 소독기등 점검 '방역 철저'
매출회복 장담 못해 여전히 걱정


"'대형학원'이라 등록했던 학부모와 학생들, 학원 문 닫으니까 대면 수업 가능한 학원 등으로 옮겼어요."

12일 오후 용인 A대형학원은 다음날부터 시작하는 고등 정규수업을 준비하느라 한창이었다. 입구에 손 소독제 등 방역용품과 출입명부를 비치하고 열화상카메라도 설치했다. 각 교실마다 학생 수도 20명으로 제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첫날, 대형학원들은 대면 수업을 재개해 한숨 돌렸지만 거리두기 강화기간에 문을 닫거나 원격 수업으로 전환돼 그만두는 학생들이 대거 발생하고 학부모 반발도 커 운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A학원 관계자는 "일단 다시 대면 수업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긴 한데 한 달 간 150여명의 학생들이 다른 학원으로 옮겨갔다"며 "하루 3~4명 학부모가 언제 문을 여느냐는 문의를 했고 문의한 뒤에는 거의 퇴원하더라.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일부 시설에서는 면적당 인원 제한이 있는데 대형학원은 따로 지침이 안 내려와 직접 경기도교육청에 문의하기도 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재수생이 대부분인 400여명 가량의 수원 B학원은 이날부터 바로 대면수업을 재개했다.

B학원 관계자도 "수능을 얼마 앞두지 않아 학생들의 불안감도 컸고 원격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본 학부모님들의 문의도 많았다"며 "원격 수업 전환으로 수업료는 70%만 받는데 지출은 그대로라 학원 재정에 타격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고초를 겪은 노래방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12일 0시가 되자마자 문을 연 코인노래방도 눈에 띄었다. 수원 인계동의 한 코인노래방 사업주는 들뜬 목소리로 "얼마 만에 노래방 기계를 켜 보는 지 모르겠다"며 "기계정비나 매장 청소를 하면서 월요일 영업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인근 노래방 업주도 "집에서 나와 출근할 곳이 생긴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불안감이 사라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수원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5·여·성균관대)씨는 "코로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노래방을 찾았다"며 "마스크를 끼고 마이크 커버도 한 채 이용해야 해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오랜만에 스트레스를 풀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방역에 유독 신경 쓰는 모습도 보였다. 대부분 업주들이 일~월 사이 청소나 매장 정리를 끝내고 깨끗한 상태로 손님을 받기를 원하는 까닭이다.

오후 2시께 찾은 인천 서구 가정동의 한 노래연습장, 두 달 만에 문을 연 사업주 유모(72)씨는 물티슈로 프런트에 있는 무선 마이크를 연신 닦으며 영업을 준비했다.

프런트에는 체온계와 함께 이용객 명부가 있었고 마이크 소독기, 위생 장갑, 손 소독제, 마이크 덮개까지 준비돼 있었다. 각 방에도 손 소독제가 마련됐고 벽면에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유씨는 "손님이 장갑이나 마이크 덮개를 수시로 교체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제공할 계획"이라면서도 "노래방이 한 달만 문을 닫아도 그 후유증이 5~6개월은 간다. 또 방역을 아무리 잘해도 확진자가 다녀가면 어쩌나라는 생각에 모든 게 겁난다"고 토로했다.

사업주들은 두 달 만에 영업을 재개해도 여전히 걱정이 앞선다고 입을 모았다. 집합금지 조치 이전에도 올해 초에 비해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는데, 영업 중단까지 겹치면서 매출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인천에서는 지난 8월 이후 10곳이 넘는 노래연습장이 폐업했다.

인천 서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8)씨는 "영업을 못 하는 동안 수입은 없고,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많은 분이 영업을 다시 시작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부터가 더 걱정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더욱 막막하다"고 말했다.

/공승배·김동필·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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