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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업무과다·박봉에 '고통'…정책은 '일자리 증가'만

경인일보 발행일 2021-05-03 제2면

20대 직장인 셋중 한명은 '1년내 이직'
"노력해도 안된다는 인식에 지쳐가"
기업문화 개선·심리치료 병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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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잡코리아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직장인 3분의1이 입사 후 1년 안에 회사를 옮긴다는 조사가 있다. 30대 직장인 4분의1도 2년 안에 직장을 옮긴다.

이들 이직자들은 처음 이직을 하게 된 이유로 '업무과다·야근으로 개인 생활을 누리기 힘들어서'가 응답률 39.2%로, 가장 많이 꼽았다. 낮은 연봉(33.4%)과 회사의 비전 및 미래에 대한 불안(27.3%). 상사 및 동료와의 불화(16.9%) 등도 이직 이유로 꼽는다.

청년들이 회사를 어렵게 들어가도 1년 안에 떠나야 할 정도로 나쁜 노동 경험이 개인에게 축적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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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년들은 열심히 산다. 공부는 물론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도 하고 창업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로 진입할 수 있는 관문은 비좁다. 그렇게 수많은 청년들이 지쳐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직업이 없이 교육도, 훈련도 받지 못하는 '니트(NEET)' 상황에 머무르는 청년이 지난해 43만명에 이르고 있다. 파란불이 켜진 신호등 앞에서 길을 건너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는 한 젊은이의 모습이 위태롭고 불안해 보인다. /기획취재팀

사회적 경험이 부족하고 심리적 면역력이 강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울증, 무기력을 동반한 심리적 고립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취업지원을 위한 청년 니트 실태조사'(2013)에 따르면 니트 청년의 37.7%가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자주 느끼고, 40.7%는 '슬프고 힘들다는 느낌'을 자주 겪는다고 응답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청년 정책의 핵심은 일자리 늘리기에 치우쳐 보인다. 양적 일자리 확대 외에도 기업 문화를 개선하거나, 지친 청년을 보듬을 수 있는 심리치료, 사회적 관계망을 제공하는 복지 등도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홍식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지쳐 쓰려지고 있는데 버려두는 것은 무책임한 사회다. 청년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그들을 지치게 한다"며 "국가가 청년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들을 알리고, 내가 노력하면 괜찮은 일자리에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지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글 : 양동민, 김성호차장, 이여진기자

사진 : 김도우 기자

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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