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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체육 유망주 The 챌린저·(47)] 육상 800m 경기체고 이재형

송수은
송수은 기자 sueun2@kyeongin.com
입력 2021-06-17 21:14

트랙 위의 격투기 "뛰는대로 결과나와 희열"

이재형
지난 6일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고부 800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재형(경기체고)이 파이팅을 외치며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1.6.6 /경기체고 제공

경기 룰 복잡해 비인기 종목 꼽혀
"언제든 역전가능한 레이스 매력"
KBS배 '金' 성인1위보다 기록 좋아
육상선수권 출전 단기목표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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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가능한 800m 레이스. 선수와 관중 모두 매력을 느끼는 종목 아닐까요!"

'트랙 위의 격투기'라는 명칭으로 단거리의 스피드와 지구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육상 800m 레이스는 단거리 경기에 비해 출발 자세가 덜 중요하게 여겨져 스탠딩 자세로 출발해 처음 120m는 레인을 따라 뛰다가 이후부터 오픈 코스로 접어들며 자유롭게 뛸 수 있다.

신체에 가해지는 압박감이 엄청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 종목은 추월이 오른쪽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1레인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 싸움이 치열하다. 신체접촉이나 다른 선수의 추월을 고의로 방해할 경우 실격처리 된다. 까다로운 경기 룰과 체력 소모가 극심해서인지 육상 종목 중 경보와 함께 비인기 종목으로 꼽힌다.

이진일 전 국가대표 코치가 지난 1994년 경희대 재학 시절 1분44초14로 아시아 신기록을 달성한 이후 아직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는 게 비인기 종목이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재형(경기체고)은 격투기와 같다는 평가를 받는 800m 종목에서 주목할 만한 핵심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6일 KBS배 800m 남고부 결승에서 1분52초66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이 기록이 대학·실업 등 성인 부문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이재웅(영천시청·1분53초15) 보다 더 좋은 기록을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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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고부 800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재형(경기체고)이 파이팅을 외치며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왼쪽은 경기 모습. /경기체고 제공

이재형은 17일 인터뷰를 통해 "내가 운동한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찍어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며 매우 기뻤다"며 "진학이 중요한 시기에 대회 우승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한체대에 진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용인중 재학 시절에 많은 운동량과 스피드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에 의해 주종목으로 선택한 800m. 나름대로 성적을 보이며 경기체고에 진학까지 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된 이후 모든 훈련과 대회가 축소·취소됨에 따라 생활이 나태해지면서 한국육상선수권 U18대회와 춘계대회, 회장배 대회 모두 2위를 차지한 게 자극제가 됐다.

그는 "집에만 있다 보니 운동도, 공부도 안 하며 방황한 결과 지난해 준우승만 계속해 충격받았다. 경기를 제대로 못 하더라도 무엇이라도 부딪혀 일단 해보자는 생각에 안산과 시흥, 화성 동탄, 용인 등 운동장이 열려 있거나 한적한 산을 뛰어다니며 내 실력을 향상하는 데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운동한 만큼 좋은 보상으로 드러나는 게 육상밖에 없다고 판단, 최근에는 하루 평균 6시간가량 훈련을 해오고 있다. "'나는 이만큼의 노력을 했어'라고 하면 그 결과가 정직하게 나타나는 데 큰 희열을 느끼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800m 거리를 빠른 속도로 트랙 두 바퀴를 돌다 보면 선수들 간 룰을 신경 쓰면서 역전을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는 설명이다.

이재형의 단기 목표는 일단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U20대회 출전을 하지 않는 것은 오롯이 자신의 실력이 전국 실업팀 선수들까지 통틀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게 됐는지 보다 면밀하게 측정하고 싶어서라는 게 이유다.

끝으로 "자신감은 '항상', 긴장감은 '두 배'라는 좌우명으로 모든 대회에 도전하고 있고, 대학생이 된 뒤에도 같은 마음으로 트랙에 나설 것"이라며 "미래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좋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코치,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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