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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이웃에 '119원의 기적'… 4200명이 일궜다

박현주 박현주 기자 발행일 2021-08-19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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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는 2019년 10월 강화군 콩나물 공장 '강화도 우리마을' 건물이 불에 타자 '119원의 기적' 1호 수혜 단체로 선정해 피해 복구비 1천 만원을 지원했다. 사진은 콩나물 공장에서 일하던 발달 장애인들이 도움을 준 인천소방본부에 보낸 편지. /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소방본부가 '재난 현장 속에서 구한 우리의 이웃을 끝까지 돕자'는 소방대원들의 바람을 담아 전국 처음으로 시작한 '119원의 기적' 프로젝트가 2주년을 맞았다.

본부는 2019년 8월부터 소방대원과 인천시민이 하루 119원을 기부해 화재나 각종 사고로 피해를 본 시민을 돕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까지 4천200여 명이 가입해 기부금 3억46만원을 모았고, 이 중 1억4천887만원(41건)을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는 데 썼다. 


인천소방본부 기부 프로젝트
시민도 동참 2년간 41건 지원
대원들이 추천후 수혜자 선정


본부는 올해 2월 인천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애인 노부부가 화마로 터전을 잃자 화재 피해 복구비, 긴급 생계비, 의료비 등 500만원을 지원했다.

부부 이모(68)씨와 김모(61)씨는 20년 전 비닐하우스와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음식점에서 생활했다. 부부는 화재로 건물이 다 탔지만 피해 복구는 물론 폐기물을 처리할 비용조차 마련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결국, 이들은 인근에 있는 한 비닐하우스에서 텐트를 치고 지냈다.

당시 부부의 딱한 사정을 들은 본부는 수혜자 선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도움을 주기로 결정했다.



같은 달 미추홀구 문학동 한 빌라 화재로 4인 가족 중 이모와 9살짜리 조카가 끝내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일용직 노동자인 (9세 아동의)조부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이들은 거주할 곳도 찾지 못했고, 가족의 병원비를 마련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본부는 이 가정에도 5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 3월에는 서구 마전동에서 4살 딸을 데리고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머니가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본부는 피해 가족이 심리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5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본부는 앞으로 모금액을 이용해 주택 화재 이재민을 대상으로 주거지 청소와 도배, 장판 교체 등 복구 활동도 하기로 했다. 시민으로 구성된 화재피해주민지원 전문의용소방대와 인천광역자활센터, 인하대학교 봉사 동아리 등과 협력해 피해 주민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에 사는 어린이 화상 환자를 추천받아 지원하고, 화상 환자 심리 상담과 인식 개선 캠페인도 진행하기로 했다.

본부 현장대응단 관계자는 "대원들로부터 매달 지원할 대상자를 추천받은 뒤 본부에서 대상자, 기초자치단체 공무원 등과 면담을 해 선정하고 있다"며 "도움이 절실한 이웃을 위해 기부금이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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