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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운전 배우려면 2달 대기… 턱없는 '운전지원센터'

이시은 이시은 기자 발행일 2021-09-06 제7면

장애인운전지원센터
지난 3일 찾은 용인 장애인운전지원센터. 장애인 단체를 중심으로 센터 확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장애인들은 운전을 배우려면 2개월이나 기다려야 해요."

장애인들에게 운전면허 취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장애인운전지원센터'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에는 8년째 용인에만 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장애인 단체들을 중심으로 센터 확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경인일보 취재 결과 도로교통공단에서 운영하는 센터는 면허를 취득하려는 장애인에게 무료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제한을 없애 모든 장애인이 교육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정작 센터 수가 부족하다 보니 교육을 제때 받지 못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 8년째 용인서만 무료 교육
도로교통공단에 '시설 증설' 목청

일부 센터들은 교육 신청 뒤 대기 시간이 최소 한 달에서 많게는 두 달까지 걸리고 있다. 용인 센터의 경우 지난달 기준 교육 신청 뒤 약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인천과 전북에서도 두 달가량 대기를 해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먼 거리 이동 탓에 아예 교육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운전면허 취득 장애인 3천441명 중 센터 교육을 이용한 사람은 1천147명(33%)에 그쳤다.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A씨는 "시내를 움직이는 것도 힘든데 면허 취득을 위해 시외를 나간다는 것은 꿈 같은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시설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관계자는 "교육 진행 과정이 늦어지거나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며 "무료 운전 교육 확대에도 장애인들이 불편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도로교통공단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도 면허 취득 교육을 받을 곳이 없다는 불편이 수차례 접수돼 경기도에 주민 참여 예산 사업으로 사업 증설을 건의하기도 했다.

공단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 예산 반영을 요구했지만 순위에서 밀려나 건의 사항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내년 2곳 등 점차 센터를 늘려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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