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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1월 14일 하남 미사중학교 인근 방음벽에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경기도 제공 |
지난해 11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하남 미사중학교 인근 방음벽에 스티커를 붙였다. 새들이 투명한 벽에 부딪혀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후 이 지사는 야생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도 차원의 야생조류 충돌 예방 조례 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는 경기도의회에서 통과돼 현재 시행 중이다.
이런 '버드 세이버' 사업을 적극 추진한 것은 하남시의 전인태 씨다. 영화를 보고 오던 길, 우연히 투명 방음벽 아래에 떨어져 있는 죽은 새를 보고 어느 순간부터 마을에 새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어린 딸들이 새 소리를 박물관에 가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걱정마저 생겼다. 2019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에서 모집하는 버드 세이버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전씨는 하남 미사지구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새들이 몇 마리나 될지 조사하는 데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스티커를 붙였다.
전씨는 지난 2년여간의 활동을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의 활동을 소개하는 '2021년 자원봉사 이그나이트x경기도'에서 발표했다. 일상의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전씨의 발표는 호평을 받았고, 그 결과 '대상'인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전씨는 "제 작은 활동이 많은 관심을 끌었고, 조례 제정에 더해 수상으로까지 이어져 정말 영광이다. 제 경험을 많은 도민들과 나눌 수 있어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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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자원봉사 이그나이트x경기도' 대상을 수상한 하남시의 전인태 씨가 자신의 '버드 세이버' 봉사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경자봉TV 유튜브 캡처 |
코로나19 사태로 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주최한 '2021년 자원봉사 이그나이트x경기도'는 영상으로 제작돼 유튜브 채널 '경자봉TV'에 게시됐다. 전씨를 포함해 우수 자원봉사자로 추천된 10명의 봉사자들은 어떤 봉사활동을 하는지, 해당 활동이 자신의 삶과 주변을 어떻게 바꿨는지에 대해 5분간 설명했다.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스토리텔링, 스피치 교육 등을 받기도 했다. 전씨에 이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낭독 봉사 활동을 하는 '책 읽는 사람들'이 최우수상인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을 받게 됐다. 나머지 7팀은 우수상인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이사장상을 받게 된다.
권석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은 "자원봉사 이그나이트를 통해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는 자원봉사의 힘, 그리고 자원봉사로 인한 감동이 경기도민들에게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