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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 '우리 두리 둘레길 공동체' 심현익 대표

서인범 서인범 기자 발행일 2021-11-02 제17면

이천 산수유 산책길 지킴이 "힘들면 잣나무에 기대 보라"

심현익
이천 '우리 두리 둘레길 공동체' 심현익 대표가 설봉산 잣나무숲길에 있는 나무로 눈사람을 제작,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1.11.1 이천/서인범기자sib@kyeongin.com

"힘들면 산수유 둘레길 잣나무에 기대 보세요."

산수유 둘레길 유해 식물 제거와 잣나무숲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며 힐링 공간을 소개하는 '우리 두리 둘레길 공동체' 심현익(62) 대표의 말이다.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에 위치한 산수유 둘레길은 인위적인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고 순수하게 주변의 나무, 돌 등을 이용해서 자연 친화적으로 걷기 좋은 산책로다.

산수유마을~육괴정~낙수제폭포~잣나무숲길~영원사~산수유마을을 순회하는 코스로 보통걸음으로 1시간40분 정도가 소요되며 지난해 정비를 마치고 새롭게 시민의 품에 안긴 숲이다.



기존 임도를 따라 운영하던 둘레길에서 최대한 경관이 아름다우면서도 완만한 길을 찾아내 산책로를 연결하고 지역 명소인 산수유마을, 잣나무숲 등을 두루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는 산수유 둘레길은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사비 들여 환경정화·유해식물 제거
1시간 40분 코스 '지역 새 명소로'
맥문동 심고 체험공간·야생화길 조성


지난해 6월 개방 후 트레킹 코스와 이정표를 정비하고 주차장·포토존 등을 조성하며 부쩍 늘어난 이용객들은 "이천에 이렇게 멋진 둘레길이 있는 줄 몰랐다"고 호평하고 있지만 세심하게 살펴보면 숲을 뒤덮을 만큼 늘어난 외래식물과 무너져 내린 토사 등으로 산책로 주변의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심 대표는 둘레길을 아끼고 사랑하는 14명 회원과 함께 우리 두리 둘레길 공동체를 구성, 사비를 들여 매주 2회 환경정화 활동과 칡넝쿨 등 유해식물 제거 등의 활동을 펼치며 자연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 힐링 공간을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

오늘도 쓰레기봉투를 옆에 차고 둘레길에 오르는 심 대표는 "설봉산은 대표적인 시민 공간이지만 아기자기한 산수유 둘레길은 어머니의 품 안처럼 포근한 가슴이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시민들이 아끼고 가꾸지 않으면 자연은 우리를 외면하게 된다"며 "자연을 최대한으로 보전하는 둘레길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오랜 세월 사랑받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고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 그대로의 길이기에 걷다 보면 리본 모양의 '리본길', 하트모양의 '연인의길' 등 나뭇가지마다 제 이름과 테마가 있도록 만들어 마치 '이야기 숲'에 온 듯 착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올 초 잣나무숲길에 구절초와 맥문동 각 2천그루를 심어 학생들의 생태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야생화 길도 조성 중이다. 그는 "내년에는 개인적으로 가족들과 아이들이나 가족 이름이 적힌 꽃, 나무를 심어 함께 자연을 보전하고 아름다운 둘레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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