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지명·건축물 등 총망라
현재 인천이란 도시 아는 입문서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이 2001년 발간한 '격동 한세기 인천이야기'는 인천이란 도시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한다는 목표로 기획됐다. 1902년 인천 제물포항에서 하와이로 떠나는 한인들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에는 인천의 사라진 지명, 인물, 기관, 건축물 등 인천을 관통한 한국 근대사의 모든 이야기가 총망라해 정리돼 있다.
인천이야기는 '근대 최초 인천', '한국 근대화의 기항지 인천', '식민도시 영욕의 역사', '수탈·고난을 뚫고 일어선 인천의 경제사', '그 시절 이색 풍경들' 등 인천의 근현대사와 인천인들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인천이야기는 경인일보가 기획 연재를 통해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 책으로 엮어내는 데 출발점이 된 책이다. 인천 토박이들에게는 자부심을, 인천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인천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는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인천이야기는 발간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현재도 인천이란 도시를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의 입문서로 사랑받고 있다.
② 세계사를 바꾼 인천의 전쟁
동아시아 뒤흔든 많은 전쟁현장
민초의 삶·사회 변화상 등 담아
인천은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흔든 수많은 전쟁의 현장이었고 전란의 아픔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던 지역이었다.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이 2011년 연재했던 기획기사를 모아 만든 '인천의 전쟁'은 1231년 여몽전쟁부터 2010년 연평도 포격전까지 우리나라와 인천을 휩쓸고 간 800여 년의 전쟁사를 인천의 시각에서 재구성했다.
수도권의 관문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함께 해상 접경도시라는 특징이 있는 인천은 지난 800여 년간 한반도의 전장으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이 책은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를 캐묻고 피아간의 전술과 전쟁의 양상, 전쟁을 좌우한 군인과 인물, 전란의 희생자이며 전쟁의 참화를 견디며 살아야 했던 민초들의 일상, 전쟁이 초래한 사회의 변화상 등을 담아냈다.
경인일보 기자들은 1년간 인천이란 특정한 지역을 무대로 해 빚어진 전쟁의 역사를 찾았다. 현장을 다시 살피고, 증언할 사람들을 만났다. 이 책은 인천의 전흔을 드러냄으로써 더 이상 한반도에서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진다.
③ 인천의 독립운동
도심 곳곳 들불처럼 일어난 항일
후손 구술·증언 수집… 현장 찾아
일제강점기 인천은 서울로 통하는 뱃길이자 철길이었고 공업지대였다. 가장 먼저 근대화한 도시이면서도 일제가 가장 일본다운 도시로 만들고자 한 도시였다. 그렇다고 독립운동의 불모지가 전혀 아니었다.
인천 도심은 물론 강화도를 포함한 섬 곳곳에서 항일운동이 들불처럼 번져 일어났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언제까지 없는 이야기처럼 묻어두고 외면할 순 없는 일이다.
경인일보는 20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 없는 인천의 독립운동을 한 해 동안 조명했고 이를 책으로 엮어냈다.
인천 출신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찾아내 구술·증언을 수집했고, 인천 곳곳 수많은 현장도 찾았다. 경인일보는 취재 과정에서 독립운동가들의 유배지로 인천의 섬들이 활용됐다는 특징을 밝혀내기도 했다.
경인일보는 쉽고 흥미롭고 절실하게 독립운동과 인천을 엮어내려 노력했다. 경인일보가 출간한 '인천의 독립운동'은 지역의 관점에서 독립운동을 되짚은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④ 인천인물
일제 강점기와 근현대에 초점
격동의 시대 살다간 100인 조명
'인천인물'은 2004년 9월 첫 편을 시작으로 2007년 12월 마무리한 경인일보 기획기사(인천인물 100人)를 다시 다듬어 내놓은 인천의 인물 역사서다. 개항기 이후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에 초점을 맞춰 그 격동의 시대를 살다간 인천 출신 100명의 인물을 조명했다.
첫 번째 인물은 인천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가 검여 유희강이고, 100번째는 마지막 개성상인이라 불린 OCI(옛 동양제철화학) 창업주 송암 이회림이다. 특히 이 책에는 그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도 여럿 담겨 있다.
화가 우문국 화백이 탄 버스가 실미도 부대원들에게 탈취된 사건을 비롯해 국내에는 거의 자료가 없었던 월북 조각가 조규봉의 행적, 항일운동가 유두희의 자손을 찾아낸 것도 인천인물을 통해서였다.
인천인물은 현재까지도 인천의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은 물론, 향토사를 발간하는 각 기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참고 도서로 꼽힌다. 인천시는 인천인물을 모티브로 '인물로 보는 인천사'를 펴내기도 했다.
⑤ 인천의 실향민
한국전쟁이후 피란민 집결지로
17명 이야기 통해 분단아픔 공감
한국전쟁 이후 인천은 북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의 집결지였다. 전쟁이 끝나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이들의 희망은 분단의 아픔으로 변했다. 실향민은 고향을 잃고 타향에서 지내는 사람을 말한다. 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해방과 한국전쟁 언저리에 이북에서 내려온 사람들을 실향민이라고 부른다.
경인일보는 2017년 한 해 동안 고향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는 열일곱 명의 실향민 이야기를 연재했고 이듬해 지면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까지 추가해 '실향민 이야기'를 펴냈다.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내니 그 자체가 한반도 분단의 역사가 됐다.
인천의 실향민에는 열일곱 명의 할아버지·할머니가 등장한다. 17편의 이야기가 책에 실렸는데 각 이야기는 크게 '피란 과정과 남한에 정착한 이후의 삶'과 '이북 고향에 대한 기억'으로 구성했다. 책에 나온 열일곱 명의 어르신 중 벌써 여섯 분은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작고했다.
⑥ 인천문학전람
작품 배경 찾아가고 작가 만나
한국 문학사의 중요한 퍼즐 맞춰
한국문학사를 떠받치는 작가나 작품치고 인천을 거치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다. 고려의 문호 이규보가 그렇고, 대하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임꺽정'이 그렇다. 신소설의 배경은 인천이 단연 으뜸이고 분단문학과 노동문학은 인천을 빼놓고 얘기가 되지 않는다.
경인일보는 2014년 연중기획으로 진행한 '문학 속 인천을 찾다'란 시리즈 기사를 바탕으로 지면에서 못다 한 인천의 문학 이야기를 담은 '인천문학전람'을 펴냈다.
인천의 문학을 한눈에 보여주는 안내자 역할을 하자는 취지로,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인천의 문학을 독자들이 좀 더 가까이서 친숙하게 맛볼 수 있도록 작품의 배경이 된 현장을 찾아가고 일부 작가들의 경우 기자들이 직접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 몇 가지를 발견한 것도 있다. 1950년대 말 인천의 진산이라고 불리는 문학산이 어떻게 미군 부대에 넘어가게 됐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아냈다.
문학은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삶과 그 시대를 드러내는 그림이다. 그런 면에서 인천문학전람은 한국 문학사를 그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퍼즐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⑦ 인천의 고택
격변기의 흔적 간직한 건축들
그 곳에 스민 인생의 흔적 좇아가
모든 도시가 흐르는 시간을 타고 변화하지만 한반도에서 인천만큼 공간의 변화가 급격히 이뤄진 도시는 드물다. 인천의 건축물 또한 이 공간의 변화만큼 다양하게 진화해 왔다. 1883년 제물포 개항과 함께 한적하던 어촌에 외국인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일제강점기에는 인천에 항만과 군사기지들이 구축됐다.
해방 이후엔 미군이 들어왔으며, 한국전쟁이 끝난 다음에는 휴전선이 그어지며 고향을 등진 실향민들이 인천으로 모여들었다. 이후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대규모 산업단지는 물론, 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 등이 인천에 자리를 잡게 된다. 이런 격변기를 지나온 인천 도심 곳곳에는 그 시대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이 많다.
경인일보는 2016년 인천 지역 곳곳에 있는 여러 특색 있는 건축물들을 직접 들여다보고 의미를 되짚는 기획기사를 마련했고 이를 토대로 '인천의 고택'을 출간했다. 인천 지역에 산재한 근대 건축물과 옛집에 직접 들어가 그곳에 스민 삶의 흔적을 좇았다. 격변하는 인천의 모습을 지켜봤을 건축물과 이곳을 거친 시민의 삶을 들여다봤다.
⑧ 인천항과 사람들
작은 어촌에서 국제도시로 변모
항구 매개로 살아가는 사람 소개
인천은 항구 도시다. 1883년 인천이 개항하면서 세계의 새로운 문물과 사람, 돈이 인천으로 모여들었다. 선박에 실린 물건과 사람들은 바다를 통해 인천 땅을 디뎠다.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인천은 개항과 함께 국제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2018년은 인천항 갑문이 축조된 지 100년이 되는 해였다. 갑문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인천에 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시설로 인천항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했다. 경인일보는 갑문 축조 100년을 맞아 그해 기획기사 '바다가 들려주는 인천이야기'를 연재했고, 이를 다시 책으로 엮어 '인천항과 사람들'을 펴냈다.
선원에서부터 하역노동자, 세관원, 등대지기, 줄잡이 등 인천항을 매개로 살아가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책에 녹여내고, 일반 사람들은 잘 알지 못했던 항만시설 등을 소개했다. 해양도시로서 인천의 정체성을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다.
⑨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국제공항
4개의 섬 사이 메워 만든 공항
잘 알려지지 않은 업무 확인 가능
인천공항은 대한민국의 나들목이다. 공항이 생기기 전 사람들은 바다를 통해 세계로 향했지만 지금은 공항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영종도, 삼목도, 신불도, 용유도 등 네 개의 섬 사이 바다를 메워 지어졌다.
경인일보는 2020년 기획기사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이야기'를 연재하며 공항 사람들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공항 관련 시설 등을 세세히 소개했다. 공항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다. 여객과 수화물을 항공기에 싣고 내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력과 장비가 톱니바퀴처럼 작동돼야 가능하다.
이런 면에서 인천공항은 세계 유수의 대형 공항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여객과 화물을 처리하며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공항이 세계적 공항으로 부상한 이후 지구촌에서 인천은 한국을 상징하는 도시가 됐다. 역동하는 인천공항을 이해하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공항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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