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인터뷰…공감] '엔지니어 출신 1세대 CEO' 이영재 (사)남동국가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 회장

이현준 이현준 기자 발행일 2021-12-15 제14면

"남동산단은 지역의 자긍심… 기업하기 좋은 환경 갖출 것"

IMG_0147
이영재 (사)남동국가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 회장은 "남동경협 30주년을 계기로 남동산단 기업환경 개선과 지역 제조업 활성화 등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영재(69) (사)남동국가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 회장의 다짐이다. 이영재 회장은 40년 넘게 제조업체를 운영해온 엔지니어 출신의 1세대 경영인이다. 창업은 서울에서 했는데 회사가 커지면서 더 넓은 부지를 찾아야 했고, 1990년대초 남동산단에 자리를 잡게 됐다.

이영재 회장은 "남동산단에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자녀들 공부시키고, 집안 형편도 나아졌다. 남동산단에 입주해 그동안 많은 혜택을 받은 것 같다. 기업이 돈만 버는 게 목적은 아니다. 인천이 제2의 고향이 된 만큼 지역 사회와 남동산단 입주기업들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나름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 "뿌리산업의 핵심. 청년 외면 아쉬워"


제조업은 '가장 오래된 미래기술'로 불리는 뿌리산업의 핵심으로, 우리나라 선진국 대열 진입에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제품을 만들 때 기본이 되는 금형, 사출 등 기술력은 지속적으로 발전했고, 어느 순간 선진국을 앞서게 됐다.

이영재 회장은 "뿌리기술이 가장 밀집돼 있는 곳이 남동산단"이라며 "남동산단의 발전이 곧 인천과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남동산단은 1980년 인천 남동구 남촌동·논현동·고잔동 일원 부지에 지정돼 1985년부터 1997년까지 단계적으로 조성됐다. 현재 총 957만4천여㎡ 부지에 7천여개 업체가 입주해 10만3천여명이 일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엔 27조6천여억원의 생산액과 48억1천만 달러(약 5조6천900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수도권을 대표하는 국가산단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IMG_0114

남동산단에 대한 자부심이 큰 이영재 회장이지만 아쉬움은 있다. 그는 "남동산단 입주업체들은 약 95% 정도가 5~30인 이하로, 영세 업체들이 많다"며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돈도 많이 못 버는 그런 인식이 확산하면서 젊은 청년층들이 외면하는 지역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남동산단 입주기업 1곳당 청년 고용인원은 남동산단의 경우 2.0명 수준으로 파악됐다. 시화산단 1.3명, 반월산단 2.6명도 비슷한 상황인데, 중·저위 기술직종, 저부가가치업종, 소기업 등을 선호하지 않는 청년들의 경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영재 회장은 "스마트 그린산단 사업, 대개조 사업 등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 제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남동산단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는 건 바람직해 보인다"면서도 "이런 사업들이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지속돼야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005.jpg

■ "현실 맞는 지원책, 제조업 성장 열쇠 될 것"


이영재 회장은 "현장 상황에 맞는 정부 정책이 제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가장 먼저 꼽은 건 '수도권 규제'다. 기업 규모에 큰 관계없이 규제가 적용되다 보니, 영세 제조업체들이 많은 남동산단 입주기업들도 규제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영재 회장은 주52시간제도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영세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의 삶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근무시간 제한으로 소득이 줄어 대리운전이나 배달 등 투잡을 뛰는 엔지니어들이 있는 게 현장 상황"이라며 "엔지니어가 자기가 잘하는 일에 제한 없이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제조업 발전에도 보탬이 된다는 점을 정부 당국자들은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업승계,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각종 지원책도 더욱 세밀하게 가다듬어야 현장의 영세 제조업체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뿌리기술이 가장 밀집돼 있는 곳… 인천과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져
소득 줄어 배달 등 투잡 뛰는 엔지니어들 있어 '주52시간' 개선 필요


이영재 회장은 대표적인 제조업 분야인 소재, 부품, 장비 등 분야의 중국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정부 대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중국발(發) 요소수 공급 부족으로 국내 물류업계 등에 큰 혼란이 발생했는데, 국내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는 걸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격이 싼 것만 좋다고 중국 것을 찾다가 중국에서 무슨 일이 생겨 부품 등을 조달하지 못하면 한국 기업들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국내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IMG_0001

■ "남동경협 30주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계기 삼겠다"


(사)남동국가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남동경협은 남동산단 입주 기업인들의 친목 강화와 정보교류 등을 목적으로 출범한 이후 꾸준히 활동해왔다. 인천 지역사회 내 여러 기업단체장을 배출한 토대가 되기도 했다.

애초 12월16일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등을 이유로 연기했다.

그는 "남동경협 30주년을 계기로 남동산단의 기업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더욱 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남동산단 기업인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에도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싼 중국산 찾다가 부품 조달 못하면 문 닫을 수 있어… 정부 지원 필요
남동경협 30주년 행사 '오미크론 연기'… 기업인 입장 대변 역할 충실


이영재 회장은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 등을 상대로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건의 활동을 활발히 할 계획이다. 또 금융·기술, 수출·마케팅 등 기업 성장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사업을 발굴해 지원 혜택을 넓힐 수 있도록 하고 입주기업 권익향상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할 생각이다.

불우이웃돕기, 장학금 지급, 김장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도 지속해서 펼칠 예정이다. 남동산단을 중심으로 주안·부평국가산단 등 인천지역 10여개 산단 입주 기업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담아낼 수 있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이영재 회장은 "남동산단은 인천 발전에 도움이 되고, 지역의 자긍심일 수 있다"며 "남동산단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산단 내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글/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 이영재 회장은?

▲ 1952년 경기 양평 출생
▲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수료
▲ 1978년 (주)제이엠피 설립·대표이사 취임
▲ 2005년 제이씨텍(주) 설립·대표이사 회장
▲ 2010년 (사)한국금형공학회 부회장
▲ 2019년 (사)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 공동회장
▲ 2020년 (사)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 부회장, 인천시 일자리위원회 기업분과위원장


2021121401000511500023595




# 키워드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