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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살아있는 실학정신'… 2022년 실학박물관의 계획은?

구민주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입력 2022-01-3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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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실학박물관장이 지난 26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기자들에게 2022년 박물관 운영 계획을 밝히고 있다.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사상과 정신세계를 다루는 유일무이한 박물관인 '실학박물관'이 지난 2009년 개관 이후 지난해 누적 관람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실학박물관은 개관 때부터 10년간 박물관을 지켰던 정성희 경기도박물관 학예실장이 지난해 9월 관장으로 부임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물관은 올해를 경기 동북부 도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조성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리적 위치의 이점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물관 안팎에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외부의 다산 과학동산을 휴게공간과 학습공간을 새롭게 조성한다. 또 그동안 변화를 주지 않았던 전시실에 대한 개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단순히 글로 전달하는 박물관이 아닌 관람객이 쉽게 실학을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주요 전시를 살펴보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특별전 '300년 전의 우정'이 10월 중 개최된다. 전시에는 한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실학과 관련해 홍대용부터 이어져 온 한국과 중국 지식인의 교류를 집중 조명한다. '열하일기'의 저자 박지원, 19세기 한·중교류 중심인물인 추사 김정희 등을 중심으로 두 나라의 문인들이 나눈 지적 교류와 우정을 볼 수 있다.



청나라를 4번이나 다녀온 박제가도 한·중교류의 중요인물이다. '호저집'은 박제가가 교유했던 중국 문인 185명에 대한 기록을 아들 박장암이 편찬한 것이다. 현재까지 국역본이 나오지 않은 '호저집'은 한양대 정민 교수가 하버드 옌칭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을 번역하고 있으며 실학박물관이 함께 오는 8월 번역본을 출간할 예정이다.

정 관장은 "당시에도 조선과 청의 관계가 좋진 않았다. 현재 관점의 한·중 관계가 아닌 200~300년 전 가슴과 가슴으로 만난 사람들의 울림을 전하려 한다"며 "당시 중국 문인들은 북학파 실학자들의 팬이 되었다. 전통문화 수준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실학의 비조(鼻祖) 반계 유형원의 탄신 400주년을 맞아 부안군과 함께 학술심포지엄, 답사 프로그램 등 기념사업을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다. 유형원은 전라도를 대표하는 실학자이지만, 양평·여주에서 10여 년간 생활하고 묘도 용인시에 위치한 만큼 경기도와 인연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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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실학박물관장이 지난 26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기자들에게 2022년 박물관 운영 계획을 밝히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제공

실학박물관은 올해 '창의'와 '혁신'을 화두로 삼았다. 이는 어느 시대에도 실학이 있었다는 사실에서 시작한다. 당시 실학자들을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그것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동시대의 문제의식을 실학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관장은 "오늘날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이고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 가라는 고민의 지점이 실학 정신"이라며 "그 화두를 계속 가지고 있어야 21세기에도 실학이 살아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한 맥락에서 진행하는 전시가 바로 '인류세 - 기후 변화에 대응하라'이다. 국립기상박물관과 공동기획한 전시는 오늘날 세계가 당면한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박물관은 오는 4월 전시에서 우리나라의 기후 기상 역사를 되짚어 보고 변화한 기후 생태 환경 속에서 적응하려 한 조상들의 노력과 문화적 양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단체 관람을 오지 못하는 관람객층을 위해 주말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늘리고, 가족을 대상으로 한 천문관측, 두물머리 음악회 등 문화공간으로서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기획하며 도민들에게 다가간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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