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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첫 식품포장학 박사' 박형우 경기테크노파크 기술닥터

손성배 손성배 기자 발행일 2022-02-16 제17면

"바이오플라스틱 포장, 유기농 마케팅 그 이상"

박형우 기술닥터
'바이오플라스틱 예찬론자'를 자처하는 박형우 경기테크노파크 기술닥터가 15일 경인일보 사옥에서 평생 포장기술을 연구한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2.2.15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카드 한 장'. 우리가 일주일에 먹는 미세플라스틱 크기다. 플라스틱은 석유를 원료로, 제조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탄소를 배출하고, 썩지 않는 폐기물로 분해되지 않아 후세대에 환경오염 문제를 안긴다.

하지만 해법이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예찬론자인 박형우(65)씨는 국내 최초의 식품 포장학 박사다. 박씨는 한국식품연구원(KFRI) 특화연구본부장으로 정년한 뒤 경기테크노파크 기술닥터로 31개 시·군 곳곳의 식품 포장 문제로 고민하는 기업체를 찾아다니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미세플라스틱 해결사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시작은 미약했다. 빈농의 아들로 고학하다 부산 부경대 냉동학원에서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을 따 전남 무안 양파 저장창고에서 일했다. 상하기 쉬운 식자재도 신문지에 싸거나 볏짚으로 묶어 보관하던 시절에 식품의 신선도를 생명으로 삼는 냉동기사로 근무하다 보니 포장지에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석·박사 학위 논문 주제를 식품 포장기술로 삼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박씨는 "학부 공부할 때 포장은 식품공학과 과목 안의 한 챕터에 불과했다"며 "우연히 종로5가 디자인포장개발원(현 디자인진흥원)을 찾아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포장기술을 묻고 또 물어 연구하기 시작한 게 내 첫 시작"이라고 회상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1994년엔 학위수여식 당일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쫓아와 '국내 최초 식품포장학 박사' 기사를 산업면에 게재했다고 한다. 우리 농산물을 값비싼 일본 포장지에 넣어 판매하는 산업 침탈 상황에서 생소한 분야에 뛰어들어 연구한 학자를 언론이 알아봤던 일화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로
지구 온난화 막는 탄소중립 전도사
경기도 기업체 찾아 포장 기술 전수


박씨는 지구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한 탄소중립 실천의 대체 포장재인 바이오플라스틱 전도사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탄소중립 TF에서 1조4천억원 예산을 세우면서 바이오플라스틱 설비 관련 지원책은 없었다"며 "대체 포장재는 생활 쓰레기 처리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있기 때문에 포장재 개선에 공적 자금 투입의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씨는 "내용물을 보다 신선하고 안전하게 포장할 수 있는 바이오플라스틱 포장기술을 경기도의 영세 식품가공업체에 적용하면 유기농 마케팅 그 이상의 매출 증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공직자의 임무는 마쳤지만 경기테크노파크 기술닥터로 포장기술이 필요한 모든 곳을 찾아다니며 그간 연구한 노하우를 드리겠다"고 전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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