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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 '기억의 추모'

김성호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22-04-01 제11면

인천미래기억채집-1999인현동 화재참사 기록(표지)
"현장 검증 때 봤어요. 화장실 문을 열고 보니 아이들이 살려고 화장실 조그마한 창문으로 탈출하려고, 벽에 까만 손자국이 그것도 아주 선명한 것이…가슴이 굉장히 아팠어요. 그 창문은 창살이 있었어요."(김종선씨·고(故) 김은영 양 부친)

"그날, 병원마다 다 들렀어요. 마지막 인하대 병원 영안실에 갔는데, 지혜 이름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영안실에는 없더라고요. 없어서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또 명단이 있는 거예요. 다시 내려가서 확인했는데, 지혜가 아니기를 바랐는데, 그 뒤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죠."(이정환씨·고(故) 이지혜 양 오빠)

20여 년 전인 1999년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를 알고 있는 이들의 현재 기억을 모아 기록한 첫 공공 기록물이 발간됐다. 인천시 2021년 주민참여예산으로 지역 문화예술 단체인 홍예문문화연구소가 만들었다.  


유족 등 30명 인터뷰 담은 첫 공공기록물
"시민 한명 한명이 사회 시스템 견제해야"


이 기록물에 붙은 제목은 '인천미래기억채집:1999년 인현동 화재참사 기록'(사진)이다. 참사가 빚어진 1999년을 기준으로 현재는 미래라는 의미에서 또 앞으로 이 참사가 어떻게 기억되고 기록됐으면 좋겠는가를 담아낸다는 의미에서 '미래기억채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족과 교사, 정치인, 소방 공무원, 지역 주민 등 30명의 인터뷰가 책에 담겼고, 관련된 언론보도와 글이 책에 수록됐다.



홍예문문화연구소는 '왜 이 사건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 않느냐'고 지역 사회를 포함한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장한섬 홍예문문화연구소 대표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기록한 서울시와 비교하면, 인천시·시교육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소극적이어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면서 "대형 참사 이후에도 참사는 지금까지 계속 일어나고 있다. 결국 우리 시민들 한 분 한 분이 사회 제도와 시스템을 감시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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