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년 만에 인천 시민 품으로 돌아온 부평 캠프마켓이 주말 연이은 음악공연 소음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부평 캠프마켓 부지는 일제 강점기였던 1939년 일본이 군수공장인 조병창을 만들고 1945년 해방 이후에는 미군의 복합단지인 ASCOM(United States Army Support Command City)에 속해 있었다. 대한민국 주권이 미치지 못했던 캠프마켓은 2019년 12월 미군이 사용하던 다른 기지 3개소와 함께 반환돼 대한민국 영토로 재편입됐다.
캠프마켓은 지난해 1월 단지 내 복합오염토양 정화를 완료하고 일부 시설을 정비했다. 토양오염 정화가 완료된 B구역(21만㎡) 야구장 부지는 지난해 5월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이곳에서는 지난해부터 부평풍물축제를 비롯해 올해는 단오축제, 연날리기, 드로잉 등 다양한 시민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개방된 공간에서 열리는 시민 체험 프로그램 등 여러 행사가 개최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캠프마켓이 늦게나마 인천 시민 품으로 되돌아온 것은 반길 일이다. 아쉬운 것은 캠프마켓이 개방된 이후 주말에 열리는 음악공연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공연이다 보니 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공연 소음이 너무 커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소음 수준이 상공을 지나는 비행기나 지하철 운행에 따른 80㏈까지 나오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주민들은 어쩌다 한 번 열리는 행사도 아니고 주말에 맞춰 자주 이런 공연이 이어진다면 인천시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 시민들은 캠프마켓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되기를 원한다. 평화와 희망의 공간이 주말이면 울려대는 소음으로 고통의 공간이 된다는 것은 개방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공연도 하나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가치가 있다. 공연을 금지하라는 것이 아니라 공연이 공연답게 느껴질 수 있도록 시설이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음시설이나 소음 기준을 마련해 캠프마켓을 찾는 시민이나 인근에 사는 주민 모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 2020년 10월 공식 개방행사에서 구조물이 쓰러지면서 시민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캠프마켓 반환에만 들떠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준비 없이 서두르는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