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 폭우로 곳곳 물난리
평택시 서탄면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오이와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농장주가 침수 피해를 당한 비닐하우스 내부를 보며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2022.6.30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
평택 오이·토마토 재배 비닐하우스
14동 잠겼지만 감전될까 발만 동동
그를 따라 장화를 신고 토마토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무릎 바로 밑에서 빗물이 출렁였다. 갓 심은 토마토 모종은 뿌리가 완전히 물에 잠겨 있고, 냉장고와 각종 전기 배선엔 진흙이 덕지덕지 묻은 채 수면 위에 엉켜 있다. 사고 위험 탓에 양수기조차 사용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강씨는 "2008년부터 농사를 지었는데, 비닐하우스 전체에 물이 찬 건 처음"이라며 "토마토동에서 수확할 수 있는 게 1만 박스다. 토마토 팔아서 대출금을 갚을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돼서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경기남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30일 오전 화성시 반정동 반정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통행이 금지 돼 있다.2022.6.30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비슷한 시각 화성시 반정지하차도는 높이 4.2m 공간에 빗물이 빈틈 없이 가득 차 그야말로 '물난리'가 난 모습이었다. 지하차도 위에 놓인 다리가 언뜻 교량처럼 보일 정도였다. 상습침수구역인 이곳은 매년 장마철 피해가 빈번한 곳이다.
인접한 잡화점 상인 이모씨는 "2년 전에도 이 정도로 차올랐었는데, 그때도 장마가 계속돼 완전히 수습하는 데 꼭 일주일 걸렸다"고 말했다. 맞은편 공단에서 40년을 근무했다는 김모씨는 "심할 때는 길 너머 비행장 활주로까지 차오르기도 했다"면서 "저 길이 통제되면 차로 40분 가량 돌아가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수원지역에선 비 피해를 입은 상가·주택 등에서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수원시 이의동 광교엘포트아이파크 건물 관계자들은 배수·청소 작업으로 분주했다. 천장에서 새는 빗물로 인해 2, 3, 4층 총 8곳의 점포가 오전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식당은 점심시간에도 누수가 심한 쪽을 공석으로 남겨놨다. 특히 3층은 점포 7곳 중 6곳이 영업에 피해를 봤다. 한 직원은 "오전 6시30분부터 천장에서 비가 샜다. 영업 시작인 6시에 회원님들이 오셨다가 30분 만에 나가셨다"고 밝혔다. 이어 "닦아도 닦아도 이 모습"이라고 하소연했다.
2022년 6월 30일 오후 1시40분께 세류동 다세대주택 반지하방. 벽지들이 아직도 젖어 있는 상태다. 2022.06.30 |
한편 인천에서도 비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0시 20분께 인천 계양구 서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서운분기점을 달리던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차량 밖으로 나와 서 있던 30대 남성 운전자가 같은 차로에서 뒤이어 오던 승용차 2대에 치여 숨졌다.
같은 날 오전 8시 51분께 인천 계양구 하야동 터널이 침수돼 차량에 있던 고립된 30대 여성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낮 12시 14분께에는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문학사거리 부근이 침수되기도 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배수지원 66건, 안전조치 20건, 인명 구조 1건 등 총 87건의 폭우 관련 지원활동을 했다.
/배재흥·변민철기자 jhb@kyeongin.com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