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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강 하구, 지속적인 법적·재정적 지원 필요 -한강 하구를 살리자 ⑤·끝

입력 2022-07-1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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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
한강 하구는 한강과 서해가 연결되어 해수의 유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육상으로부터 발생하는 담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 폐쇄성 연안 수역이다. 따라서 한강 하구는 지속적으로 담수와 해수가 교류하는 전이 수역으로 다양한 생물종의 생육 및 산란장, 각종 오염물질의 자정 작용, 수산물 생산 등 수많은 생태계의 건강성과 항상성 유지를 위한 기능을 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인천 강화도, 경기 김포, 고양, 파주 지역에 걸쳐 위치한 한강 하구는 우리나라 대형 하천 중 섬진강과 더불어 하굿둑이 설치되지 않은 자연 하구로서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이러한 생태학적 가치에도 과거 수십 년간 수도권 지역의 먹는 물 확보를 위해 강원도, 충정도, 경기도 등 팔당댐 상류권역의 개발 및 이용 제한에 따라 수계관리기금은 상류 지역에 대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에만 집중되어왔다.

그러나 우리는 어디에 살든 물을 이용하면서 살게 되어있다. 상류권역의 물 이용은 결국 하류권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물 이용에 따른 하·폐수 발생과 각종 토지 이용에 따른 비점오염원 발생 등은 한강 본류로 유입되어 결국 한강 하구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강 하구는 북한과 접경지역도 포함하고 있어 관리 주체가 환경부, 해양수산부, 통일부 등 다양하다. 이와 같이 한강 하구 관리 주체가 명시된 관련법이 없다 보니 적절한 환경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하구 고유의 생태 건강성은 과거에 비해 날로 악화되어 가고 있다. 


관리 주체 명시된 관련법 없어
환경관리 안돼 생태건강성 악화
오염원 직·간접적 한강수계 유입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실태 파악을 위해 인천시는 2019년부터 '한강하구생태환경통합관리 구축사업'을 통해 한강 하구 및 연안역을 대상으로 머스크류, 미세플라스틱, 다양한 서식 생물상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세플라스틱 조사 결과만 살펴보면 2020년 우기(7·8월)의 경우 강우 발생 때마다 육상의 비점오염원으로부터 한강 하류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크게 짙어졌으며, 한강 하류에서 강화도 인근으로 갈수록 그 농도가 진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후 해수에 의한 희석 효과로 인해 인천 연안으로 갈수록 그 농도는 옅어졌다. 2021년 조사 결과에서는 우기인 8월의 경우 그 농도가 2020년에 비해 옅게 조사됐다. 이는 2020년에 비해 적은 양의 강수량으로 인해 수계로 유입되는 비점오염원 기인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강 하구에서 서식하는 어류 체내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폴리에틸렌, 폴리스타이렌, 폴리아크릴, 폴리프로필렌, PVC 등의 미세플라스틱은 숭어와 붕어 등의 내장과 아가미에서 발견됐다. 많게는 20여 개 조각(particles)이 한 개체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는 한강 하구의 오염이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먹거리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계관리기금, 피해보상 차원 넘어
수질 환경 개선 위해 운용돼야


환경부 한강수계관리기금 운용계획을 들여다보면 상수원 수질 보전과 지역 발전의 조화 방안, 수질 유지·개선을 위한 사업에만 기금이 집중 투자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과거 수년간 진행되어 온 인천시의 조사 결과 한강 하구 및 연안역의 생태 건강성은 날로 악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상류 지역의 비점오염원 유입, 하수 방류수 유입, 그 밖에 다양한 인위적 활동에 의한 결과로 인한 오염원의 직간접적인 한강수계 유입으로 인해 난분해성 오염물질의 지속적인 검출과 퇴적물 내 축적은 현재진행형이다.



낙동강의 경우 수계관리기금 운용이 하구의 수질 개선을 위한 쓰레기 정화사업에 이용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강과 영산강·섬진강 수계관리기금 운용에서도 하구에 대한 사업 규정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계관리기금 운용은 상류 지역의 상수원 보호를 위한 단순한 재산권 행사의 제한에 대한 피해 보상의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이와 함께 한강 하구는 수질 환경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 수립, 관리 주체 일원화, 그에 따른 지속적인 법적·재정적 지원 방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창균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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