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만의 문제"… 환경부 '색도 개선' 느긋했다
지난 22일 양주시 신천공공하수처리장에서 쏟아진 검붉은 물이 세계문화유산 한탄강 지류인 신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2022.7.22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
'방류기준 규제 필수' 법 개정 필요
道, 지난해 규제 강화 중앙에 건의
"굳이… 우선 저감시설부터" 거부
운영비 시군에 떠넘겨 '설립 연기'
현재 동두천환경사업소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색도에 대한 구체적 관리 기준 없이 하천에 '방류'하고 있다. 환경부 고시로 유일하게 관리하고 있는 동두천도 '200도 이하'라는 높은 색도로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이에 도는 지난해 8월 한탄강 수계 공공처리시설 방류수 색도 기준을 '50~100도'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건의안을 환경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당시 환경부는 "색도 관련 이슈는 경기 북부에만 국한된 문제다. 굳이 법까지 개정할 필요 없다. 국비를 투입해 색도 저감시설을 일부 설치할 테니, 그때 개선 상황 지켜보고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개정을 거부했다.
정부는 올해 신천 인근 양주와 동두천 공공하수처리장에 색도 저감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16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연 15억~30억원 수준의 운영비는 해당 지자체에 떠넘겨져 시·군의 예산 부담 등 문제로 설립이 연기되는 상황이라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저감시설이 설립된다 해도 운영까지 최소 2~3년 이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의 대책 마련을 위해선 법 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이송 경희대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겸임교수는 "현재 색도에 대한 방류 기준이 없다 보니 각각 하수처리장은 희석해야 할 의무가 없고, 정부와 지자체 등은 관련 기술 개발과 시설 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못 느끼는 사태로 이어진다"며 "색도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다른 여러 사업보다도 오염원인 염색폐수의 색도를 감소하도록 방류 기준안에 포함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색도제거기술 연구개발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오존이 가진 강한 산화 분해작용으로 정화하는 '오존산화공법'과 색도 유발 물질을 빨아들이는 '흡착공정' 두 가지 방법이 가장 보편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두 기술 모두 처리 비용이 높아 경제성이 떨어져 지자체들이 아예 시설을 설립하지 않거나 가동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기존 처리기술보다 처리 비용을 낮춘 신공법(GCR)을 개발해 민간기업에 기술을 이전했지만, 최근에서야 실증화 사업을 마쳤다.
공공하수처리시설을 거치지 않고 오염폐수를 직접 처리하는 섬유공장, 업체들도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따라 청정지역 기준 200도 이하 색도로 낮춰 '배출'해야 하지만, 관련 기술이 부족해 제대로 여과하지 못한 채 검붉은 염색물을 하천에 내보내는 실정이다. → 관련기사 3면([검붉게 물든 한탄강의 비탄·(下)] 수질개선 대책 전문가 제언)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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