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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동구민축구단 해체, 선수 피해 최소화해야

입력 2022-08-02 19:29

대한축구협회가 운영하는 K4리그 참가팀인 인천 남동구민축구단(이하 FC남동)이 창단 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FC남동은 최근 구단 회의를 열고 해체를 결정했다. 2019년 창단한 FC남동의 해체 요인은 재정난이다. FC남동은 2019년 제정된 '남동구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지난해까지 남동구청으로부터 매년 5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홈 경기장으로 쓰는 남동근린공원 축구장 사용료도 100% 감면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FC남동 지원 조례의 유효기간이 지난해 말로 끝나면서 올해부터 보조금 등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FC남동의 연간 운영 예산은 11억원 정도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구청의 보조금 지원이 끊기면서 선수들과 사무국 직원들에게 지급돼야 할 임금을 체불하는 등 구단에 부채가 생겼다.

남동구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FC남동 지원 조례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조례안의 제·개정을 수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남동구의회는 과도한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FC남동 지원 조례를 반대했다. 지난달에 현 민선 8기가 출범하면서 구단 지원 조례 제정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됐지만, 구청은 구단의 운영 상황과 구단 자구책 등을 검토 후 조례 제정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FC남동은 인천의 유일한 세미프로리그인 K4리그 축구팀이다. 프로 구단들로부터 호명받지 못한 선수들이 꿈을 키우는 곳인 FC남동은 프로축구 1부리그(K리그1)인 인천 유나이티드에 선수를 공급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곳이 문을 닫는다. 문제는 더는 경기에 나설 수 없는 30여명의 FC남동 선수들이다. FC남동이 리그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대한축구협회에 밝히면 실격 처리돼 남은 경기에서 모두 몰수패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규정으로 정해진 이적기간도 끝나 FC남동 선수들은 팀을 옮기지도 못한다.

2022 K4리그는 현재 휴식기를 맞았다. 리그 재개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FC남동 사무국은 선수들의 미래를 고려해 시즌 완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후원 등을 통한 재정 확보에 힘을 쏟고 선수단과 함께 정신무장도 새롭게 하는 등 나름의 대비책을 세우고 있지만, 희망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남동FC의 지속적인 리그 참여 여부는 이번 주 안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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