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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숨은 이야기 대학별곡·87] '우주과학 분야 선도' 경희대학교

황성규
황성규 기자 homerun@kyeongin.com
입력 2022-08-08 21:07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우주탐사 실현 유일한 대학… NASA와 함께 '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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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리처드 브랜슨 등 세계적인 기업인들의 최근 공통 관심사는 '우주'다. 이들은 앞다퉈 경쟁하며 우주탐사에 나서고 있다. 거대한 정부기관이 이끌었던 과거와 달리 이젠 정부와 기업이 협업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이른바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했다.

올해는 대한민국 우주탐사분야에 있어 기념비적인 해다. 지난 6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발사가 성공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발사되며 달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다누리는 4.5개월 간의 항해를 거쳐 달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며, 이대로 순항해 연말까지 목표 궤도인 달 상공 100㎞에 진입하고 임무 수행을 시작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7번째로 달에 탐사선을 보낸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다누리에 탑재 '자기장 측정기' 개발
진호 교수팀 2016년부터 7년 '땀의 결실'
천문학·태양 활동 등 선두 연구 그룹
세계적 교육·연구기관 자리매김 확신

NASA 민간 달착륙선 프로젝트 참여
2024년 발사 '우주환경 모니터 제작중'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 학생 동참 기회
역량 발휘·뛰어난 인재 성장 기회 제공


■경희대, '다누리' 탑재 자기장 측정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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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총장·한균태)는 이번 다누리에 탑재된 자기장 측정기를 개발하며 우주개척시대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경희대 우주과학과 진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는 달까지 가는 항행기간을 비롯해 달 궤도에서 달 주위 공간, 달 표면 자기 이상 지역의 자기장 분포와 파동 등을 관측한다.

진 교수는 "달 탐사는 인류문화의 모든 분야에 선진화된 체계가 갖춰져야 가능하다. 그래서 지금껏 소수 국가만 가능했던 분야였는데, 우리나라가 새로운 세계로의 탐험에 동참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라며 "다누리가 달에 도착하기까지 계속해서 긴장의 연속이겠지만 이 순간을 이겨내고 필요한 자료를 관측해 나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자기장 측정기는 우주 탐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탑재체로 꼽힌다. 우주 공간의 자기장 측정을 통해 에너지 전달과 변화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달과 화성 등 천체의 진화와 기원을 연구하는 주요 단서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학별곡(경희대)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에 탑재된 자기장 측정기를 개발한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 진호 교수 연구팀. /경희대 제공

진 교수 연구팀은 자기장 측정기 개발을 위해 2016년부터 7년간 땀을 쏟았다. 다누리의 다른 탑재체와 달리 자기장 측정기는 유일하게 대학에서 개발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 교수는 "오랜 시간 자발적으로 헌신해준 16명의 대학원생과 여러 학부생의 참여가 큰 도움이 됐다"며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여러 학과 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리고, 또 중소기업 산학연구의 도움으로 개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주과학분야 세계적 교육·연구기관을 향해


=경희대 우주과학과는 2008년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 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달 탐사 관련 대형 과제들을 수행했으며, 이후 'BK21 사업'을 통해 유럽항공우주국(ESA)과 연구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학과 내 여러 연구진이 달에 관한 연구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처럼 연구 기반을 구축하고 기술력을 축적하자 자연스레 성과도 잇따랐다. 2012년과 2013년에 초소형 인공위성을 발사했고 2018년에는 천리안 2A호에 탑재된 우주 기상 탑재체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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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선 다누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달 우주 환경 모니터 개발에 참여한 우주과학과 채규성 교수는 "교육 기관이 초소형 위성을 통해 위성 개발과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경험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며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노하우를 축적한 것이 다양한 탑재체를 개발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경희대는 국가 우주 중장기 계획에 달 탐사를 통해 우주 탐사 실현에 참여한 유일한 대학"이라며 "천문학 연구와 태양 활동, 우주환경 연구분야에서 선두 연구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 향후 우주 탐사의 융복합, 국제협력 연구, 교육영역 확장 등을 통해 우주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교육·연구기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2024년 달 착륙선 모니터 개발에도 참여


=경희대는 다누리 탑재체 개발 이후로도 다양한 우주 탐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우주과학과 선종호 교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주관하는 '민간 달 착륙선(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 프로젝트에 참여, 2024년 발사 예정인 무인 달 탐사선에 탑재되는 달 우주 환경 모니터 개발에 나선다.

선 교수는 "1960년대 이후 50년 만에 달에 인간을 보내는 계획이라 뜻깊다. 유인탐사에 앞서 무인 탐사선이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국제적 사업에 경희대가 개발한 우주 환경 모니터가 탑재된다는 사실은 우주과학과의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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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선종호 교수 연구팀은 오는 2024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하는 무인 달 탐사선에 탑재될 예정인 달 우주 환경 모니터(LUSEM) 개발에 나선다. /경희대 제공

선 교수 연구팀은 달 우주 환경 모니터의 개념 설계와 공학모델 제작까지 마쳤고, 향후 우주 환경과 비슷한 공간에서 실험을 거쳐 실제 달 착륙선에 탑재할 모니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진 교수 연구팀은 2025년에도 달 착륙선용 자기장 측정기를 경희대 공과대학 교수진과 융복합 연구를 통해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우주 관측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주산업은 미래에 더 주목받을 것"

=국내외 우주 산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우주 연구를 꿈꾸는 후속 세대의 성장도 눈에 띈다.

설우형(우주탐사학과 박사과정) 학생은 "우주과학 분야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민간이 우주에 진출하는 시대가 왔다. 앞으로 우주탐사 기회가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후속 세대는 태양계 내 다른 행성에 진출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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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 진호 교수 연구팀이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에 탑재되는 자기장 측정기를 개발했다. /경희대 제공

이찬행(우주탐사학과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은 "우주과학을 공부하기 위해선 다양한 학문의 지식이 필요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런 어려움에도 끝까지 연구에 도전하려면 학문적 재미와 흥미를 느껴야 한다"고 자신의 원동력을 소개했다.

진 교수는 미래 세대를 향해 "우주는 미래 세대에선 굉장히 중요한 활동 영역이 될 것으로 본다"며 "경희대 우주과학과에선 우주 탐사와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에 학생이 직접 개발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우주분야의 뛰어난 인재로 성장할 기회를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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