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란 '재난'… 폭우가 드러낸 '복지의 밑바닥'
80년 만에 내린 유례없는 폭우는 우리 사회의 '재난 불평등' 문제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같은 비였지만, 취약계층에게 유독 가혹했다. 서울 신림동 반지하에서는 거주하는 일가족 3명이 폭우로 숨지는 사고가 났다. 반지하라는 열악한 주거형태, 발달장애인·노인 등 이동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미비가 드러낸 참변이었다.경기도에서는 이번 폭우로 인해 총 358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거주지를 떠나 일시 대피한 주민은 380세대 782명으로 파악됐다. 비는 지금도 계속 내린다. 재난은 현재 진행형이다. 피해 주민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거주 형태는 분류되지 않았지만, 이재민과 거주지 일시 대피 주민 대부분은 반지하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일용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무직자' 등 반지하 거주자 대부분은 취약계층이다.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가 못 본 척했던 경기도 반지하의 실태를 들여다본다. → 편집자 주
경기도에는 지난 6월 기준 8만7천914세대의 반지하 주택이 있다. 2018년 9만6천9세대, 2019년 9만3천23세대, 2020년 9만912세대, 2021년 8만8천938세대로 매년 줄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최저 수준의 주거환경에서 버티며 살고 있다.
지난 9~13일 사이 현장에서 만난 도내 반지하 거주자 13명은 저마다의 이유로 반지하를 주거지로 택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원치 않는 반지하 생활을 택한 이들도 있었지만, 스스로 거주를 선택한 이들도 있었다.
공통점은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점, '없는 형편에 조금이라도 아껴보자'며 반지하에 살게 됐다는 것이다.
반지하 거주자들도 지상에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반지하 거주자들은 "지금 버는 소득으로는 햇빛이 잘 들고 환기가 잘 되는 지상의 원룸 하나조차 구하기 힘들다"고 했다.
수도권에 유례없는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반지하라는 열악한 주거환경 속 거주자 대부분이 취약계층인 것으로 드러나 현실적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수원시 장안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살림살이 등을 말리는 모습. 2022.8.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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