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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뒤덮인 강화 '고구저수지'… 물고기 떼죽음 우려·오염 불안

변민철
변민철 기자 bmc0502@kyeongin.com
입력 2022-08-23 19:53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화개산 정상에서 바라본 고구저수지가 최근 많은 양의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물빛이 녹색으로 보이는 녹조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2022.8.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그렇게 많은 비가 쏟아졌는데도 녹조 현상이…'.

인천 강화군 한 저수지에서 심각한 녹조 현상이 나타나 물을 끌어다 쓰는 주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인천 강화군 교동면 고구저수지는 한눈에 봐도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지난 22일 찾아간 약 88.6㏊ 규모의 이 저수지에는 물 표면에 녹조 거품이 끼어 있었고, 물이 빠져나가는 배수로 사정은 더 심각했다.

녹조는 식물성 플랑크톤인 녹조류나 남조류가 크게 늘어 물빛을 녹색으로 변화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저수지가 녹조에 덮이면 용존산소(물에 녹아 있는 산소)가 줄면서 물고기 등 수중생물이 죽거나 주변 생태계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

폭우 지나고도 여전히 현상 극심
용존산소 감소 생태계 파괴 예상
농어촌공사 "주기적 수질 확인중"


고구저수지는 2018년부터 진행된 강화군청의 '아름다운 강화 만들기' 사업으로 연꽃단지가 조성되고 수변 데크와 야간경관 조명 등이 설치되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곳이다. 특히 고구저수지의 물은 인근 주민들이 논밭 작물을 키우는 농업용수로도 쓰이고 있다.



저수지 인근에서 10년 넘게 살았다는 주민 A씨는 "예년에는 이렇게 녹조 현상이 심한 적이 없었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그나마 나아진 상태"라며 "지난해에는 저수지에서 붕어가 떼죽음 당한 것을 목격한 적도 있어 혹시나 저수지가 오염된 것은 아닌지 괜스레 불안하다"고 말했다.

녹조 현상은 주로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 물 흐름이 잔잔한 상태에서 발생하는데, 비가 내리면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달 들어 물난리를 겪을 만큼 강화군 등 인천에 많은 비가 내렸는데도 고구저수지 녹조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비가 많이 내린 이후에도 녹조가 심하다면 오염물질이 유입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측은 오염물질 유입 때문이 아닌 가뭄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강화·옹진지사 관계자는 "지난봄 가뭄이 길어지면서 많은 비에도 녹조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기적으로 고구저수지 수질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고구저수지 수질 환경 개선사업이 내년 말께 완료되고, 주변에 식물을 심으면 수질이 훨씬 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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