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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를 찾아서] 해월리의 아침

입력 2022-09-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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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돌아 흐르는 유구천 맑은 물 / 아침 물안개 피어오르면 / 한 폭의 수채화 마음에 그린다 // 아침해 솟아오르면 / 산새 잠깨어 아침을 노래하고 / 밤나무 수런대는 해월리 아침 산 // 시냇가 갈대와 억새풀 바람에 흔들리고 / 물속 피라미 흐르는 물 따라 반짝인다 // 조용한 바람결 / 속삭이는 나뭇잎 소리 // 해월리 아침은 / 새론 마음 열리는 숨결의 아침이다 / 새론 시간 가꾸는 텃밭의 아침이다 //

-임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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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 시인
충남 공주시·예산군·아산시의 경계인 봉수산에서 발원하여 금강으로 흘러가는 하천이 유구천이다. 물이 너무나 깨끗하고 풍부하여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많아 낚시터로 유명하지만 그보다는 사람이 살기 좋은 천변이다. 일제 치하 때는 풍부한 물로 인하여 각종 직물공장이 많이 들어서 물자가 풍부한 고장으로 알려졌다. 차령산맥 서사면의 물을 모아 남쪽으로 유구읍 신풍면 우성면 일대를 흐르며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곳으로 마곡천에 합류하여 심산유곡 기암석벽을 만들고 청계옥수를 곁들여 선경을 이룬다. 유구천과 마곡천 사이 지역을 남사고(南師古)는 천하명당 십승지의 하나로 꼽았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임승천 시인은 그곳에서 태어나 맑은 물빛의 신성한 성격을 가졌다. 예로부터 유명한 문인은 심산유곡 물가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아침 정경과 함께 마음 깊은 곳에 수채화를 그리며 자란 사람은 천상 시인이 될 수밖에… 해맑게 물든 성정에 그 어떤 잡물도 들지 않고 억새와 갈대 우거진 물가 피라미가 뛰노는 모습은 사람의 심성을 맑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시인이 고향을 노래하는 것은 당연하다. 새롭게 아침의 숨결을 열고 새로운 일터를 일궈내는 시인의 텃밭이 궁금하다.

/이오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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