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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완화에도 은행은 더 멀어졌다

한달수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입력 2022-09-27 19:49

더 불편해진 대면 금융거래

은행 단축 영업 관련 사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은행들은 단축된 영업시간을 유지하면서, 대면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6일 오전 9시 27분께 인천의 한 은행 앞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2022.9.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도 시중 은행들이 단축된 영업시간을 그대로 유지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은행 점포 숫자가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영업시간 단축 조치까지 이어지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35)씨는 얼마 전 은행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오전 10시 출근 전까지 대출 상담을 받으려고 9시부터 은행에 왔지만 영업시간이 아니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김씨보다 먼저 온 고객들도 있어 30분 안에 일을 처리하고 출근하기는 어려웠다.

김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려서 은행도 기존 영업 시간대로 문을 열었을 거라 생각했다"며 "원래대로 문을 열어도 직장인들에게는 빠듯한데, 시간을 더 줄이면 은행을 이용하기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점포수 줄고 영업 단축 그대로
"시간 더 줄면 직장인거래 난감"
업계 원상복귀 '난색' 탄력 운영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 영업시간 단축 현황에 따르면, 시중은행 17개사 중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사, 저축은행 79개사 중 67개사가 현재까지 단축된 영업시간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2월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내놓은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에 따라 기존 오전 9시~ 오후 4시이던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줄였는데, 지난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단축 운영하는 것이다.



비대면 거래 증가와 임대료·인건비 부담으로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는 상황에서 단축된 영업시간까지 유지하면서 대면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인천 내 시중 4대 은행 점포 숫자는 270곳으로 나타났다. 2018년 306곳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점포당 연간 고객 수는 2018년 2만9천512명에서 올해 6월 말 3만4천116명으로 늘었다.

은행업계는 영업시간을 당장 원상복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1금융권 은행들의 경우 지난해 금융산별중앙교섭에서 거리두기 해제 전까지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노사 합의하에 영업시간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열린 올해 교섭에서 영업시간을 재논의해야 했지만, 지난 7월 교섭이 결렬되면서 영업시간 관련 논의도 중단됐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줄어들지 않은 만큼 단축 영업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시간을 기존 시간대로 바꾸는 것은 산별교섭에서 결론이 나야 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단축영업에 대한 민원은 많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평일 낮 시간대에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일부 점포의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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