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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차주도 중소기업도… "이제 한계 왔다"

서승택
서승택 기자 taxi226@kyeongin.com
입력 2022-10-12 20:15

한국은행, 금리 0.5%p '빅스텝'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0.12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서면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차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기업에서도 "이제 한계"라는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자, 부동산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0.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10년 만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연달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점수에 따라 4.65~11.99%, 분할상환방식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6~5.01%로 나타났다.

이번 한은의 빅스텝 단행으로 대출금리는 또한번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차주들의 부담 역시 커질 전망인데, 인상 폭이 0.5%p 오르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5천여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대출자 이자 6조5천억 증가
직장인들, 적금 깨 부랴부랴 상환
제조업체 설문 62% '고금리에 고통'


대출 상환 부담이 점점 커지자, 고금리 적금을 해지해 부랴부랴 상환에 나서는 모습마저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 양모(37)씨는 최근 마이너스통장 기간이 만료돼 갱신을 청구했는데, 7.3% 금리로 계약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양씨는 곧바로 금리 4%대 적금을 해지하고 마이너스통장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



양씨는 "금리 7%는 과거 2금융권에서나 볼 수 있던 수치다. 예·적금 금리도 오르지만 대출 금리는 더 뛰니, 빚을 갚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62%는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자 부담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68%), 설비투자 지연·축소(29%) 등을 고충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계 수준으로는 기준금리 3%라고 밝혔다. 임계점에 이른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대출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들도 금리 인상이 버겁긴 마찬가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코로나19로 소상공인 부채가 급등한 상황인데, 끝을 모르고 치솟는 금리는 한계에 직면한 소상공인을 부실로 내몰 우려가 크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대출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며 "일부 주택 대기 수요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직후를 매입 적기로 보고 관망세를 취하고 있어 금리 인상기가 끝날 때까지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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