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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특파원의 지금, 여기 카타르·(6)] 또다른 열기 '피파 팬 페스티벌'

김형욱
김형욱 기자 uk@kyeongin.com
입력 2022-11-27 20:32 수정 2022-11-28 20:58

축구와 맥주로 하나된 세계인의 축제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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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밤 카타르 도하의 알 비다 공원에서 열린 '피파 팬 페스티벌'에 참석한 사람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프랑스와 덴마크의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2022.11.26 카타르 도하/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매일 저녁이 되면 카타르 도하의 알 비다 공원에는 수 많은 인파가 몰린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의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가득 메운다.

이 공원이 각 나라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경기장만큼 '핫'한 이유는 '피파 팬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저녁 8시께 인종이나 출신 국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모여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은 프랑스와 덴마크의 경기. 사람들은 맨바닥에 앉은 채 눈과 귀를 경기에 집중하며 조용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축구'라는 하나의 스포츠 종목을 통해 전 세계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상징하는 듯했다.

프랑스와 덴마크의 경기가 끝나자 스크린 밑의 무대는 순식간에 공연장으로 변했다.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긴 채 축제를 즐겼다.



축제현장에 술이 빠질 수가 없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이슬람교 율법에 따라 술을 금지하지만 이곳만은 예외였다. 피파 팬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알 비다 공원 내에서만 술을 마시는 건 허용된다. 축제현장 한 쪽에 마련된 'B' 맥주 판매 현장에는 술과 함께 월드컵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들어찼다.

컵에 담긴 500㏄ 맥주의 가격은 50 리얄(한화 약 1만8천원).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기 때문인지 맥주를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걸음은 쉴새 없이 계속됐다.

도하 알 비다 공원만 음주 허용
이슬람인도 찾는 '탈출구' 역할


특이한 장면이 보인다. 이슬람국가의 사람들도 알 비다 공원에서 술을 구매해 마시는 것이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남성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다가가 국적을 묻자 사우디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원칙적으로 이슬람인들은 술을 마시지 못하지만 술을 마시는 것은 자신의 양심(?)에 달려있다"는 설명을 내놓으며 동료들과 맥주를 즐겼다.

현장에 있던 한 경호원은 "많은 이슬람인이 이곳을 찾아 맥주를 마시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이처럼 카타르 월드컵은 평소 술을 마시지 못하는 이슬람인들에게 술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탈출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카타르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는 경기장뿐만 아니라 알 비다 공원에도 전해졌다. 피파 팬 페스티벌은 월드컵이 종료되는 12월 18일까지 계속된다.

카타르 도하/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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