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소위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청약도 찬바람이 불자 미분양 단지를 소유한 건설사들이 '선착순 분양'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선착순 분양은 무순위 청약보다 여건이 까다롭지 않은 게 특징이다. 최근 부동산 PF 경색 등 '돈맥경화'에 건설사들이 남은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0월 말부터 '인덕원 자이 SK뷰' 선착순 동·호수 지정 특별분양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28일 진행된 무순위 508가구 모집 당첨자 발표 이후 선착순 동·호수 지정 분양으로 넘어간 것이다.
인덕원 자이 SK뷰는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의왕 내손다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한 단지다. 최고 29층, 20개 동, 2천633가구 규모로, 이중 899가구가 일반분양분이었다. 당시 특별공급(9월)을 제외한 522가구 모집에 2천900명이 청약해 평균 5.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일부 타입은 미달이 났다. 청약 경품으로 수입차인 '벤츠'를 내걸며 눈길을 끌었지만, 청약 흥행으로 이어지진 않은 셈이다.
청약시장 분위기는 달을 넘길수록 악화됐다. 고금리 속 부동산 분위기가 반전돼서다. 집값 하락, 대출 금리 상승 기조에 청약시장도 흔들렸다. 계약 취소 및 포기가 이어지면서 해당 단지도 지난 10월20일 무순위 508가구에 대한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 같은 달 25일 진행한 청약에서는 단 6명만 접수, 물량의 98% 이상이 미달됐다.
이에 GS건설은 선착순 동·호수 분양형태로 방식을 바꿔 입주자 모집 중이다. 선착순 동·호수 지정분양은 일반공급, 무순위 청약과 달리 청약자가 원하는 아파트 동과 호수를 선택할 수 있다. 청약통장도 필요 없으며 주택 소유 여부도 보지 않는다. GS건설 관계자는 "선착순 동·호수 지정은 무순위 청약 미달 이후 자연스러운 절차"라며 "현재 39·49㎡타입만 남았다. 연내 물량 소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단지가 들어설 의왕시를 비롯 경기도 전체 아파트 매수심리는 위축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1주 경기도 주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9.2로 전주(70.8)대비 1.6p 하락했다. 매매가격도 전주 -0.71%에서 금주 -0.78%로 하락폭이 커졌다. 의왕과 과천시 등 위주로 하락세가 지속되며 도내 전체 하락폭이 커졌다고 부동산원은 설명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