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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축구의 신' 메시의 강림

홍정표
홍정표 논설위원 jph@kyeongin.com
입력 2022-12-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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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36)는 네 살 때 할머니를 따라 유소년 축구경기를 보러 갔다 공을 차게 됐다. 경기중 선수 한 명이 비게 됐고, 할머니는 메시가 뛰게 해 달라고 감독을 졸랐다. 곧바로 재능을 인정받아 6살에 지역 유소년클럽 선수가 됐다.

유망주이던 11살 때 시련을 맞았다. 성장호르몬 결핍증(GHD)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육체노동을 하는 부모는 매달 100달러(14만여원)나 되는 치료비가 막막했다. 아르헨티나 명문 구단 CA 리버플레이트와 접촉했으나, 천재성을 알아본 바르셀로나 FC가 치료비를 대주겠다고 해 계약이 성사됐다.

하위리그를 거쳐 2004년 바르셀로나 1군에 합류한 메시는 그저 빠른 발에 발재간을 갖춘 윙어였다. 2008년 부임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을 개편하면서 그를 최전방 공격수에 포진시켰다. 측면돌파와 수비 부담을 던 메시의 득점력이 배가됐다. 이 시즌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코파델레이, 챔피언스 리그를 모두 석권했다. 이듬해엔 축구사상 최초의 6관왕 대기록을 썼다. 당시 메시는 챔피언스리그 12경기 9골로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프리메라리가 31경기 23골 11도움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가 36년 만에 월드컵을 다시 품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9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전·후반 2-2, 연장전 3-3으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메시는 2골 넣고, PK까지 성공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회 7골 3도움을 기록한 메시는 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매 라운드 득점하며 결승전 멀티 골로 월드컵 우승 경력을 더했다. 월드컵에서 두 번째 골든볼을 수상한 건 그가 처음이다. 이로써 월드컵 우승과 골든볼, 대륙컵 우승과 MVP, 올림픽 금메달, UCL 우승, FIFA 올해의 선수, UEFA 올해의 선수, 발롱도르, 5대 리그 우승, 5대 리그 MVP를 전부 이룬 유일한 축구 선수로 등극했다.

월드컵 대관식을 통해 메시는 펠레, 마라도나를 뛰어넘는 위대한 선수가 됐다. 10대 초반, 성장이 멈출지 모른다는 공포를 딛고 매일 10시간씩 훈련하는 투혼과 집념으로 기적을 일궜다. 인간계에 강림한 '축구의 신'을 경외한다.

/홍정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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