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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연쇄 성범죄자 전입 갈등… 주민 안전·재범방지 제도 정비될까

권순정
권순정 기자 sj@kyeongin.com
입력 2022-12-19 20:09 수정 2022-12-19 20:33

송옥주·이원욱·권칠승 공동주최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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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를 지역구로 둔 송옥주(화성갑, 왼쪽부터 세번째) 권칠승(화성병, 왼쪽 다섯번째), 이원욱(화성을, 오른쪽 다섯번째) 의원이 19일 연쇄성폭행범 출소에 대비해 제도정비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2022.12.19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연쇄 성폭행범이 출소 후에도 지역사회에서 격리돼야 한다는 데는 찬반 의견이 엇갈렸지만 출소와 전입 소식을 지역주민에게 먼저 알려 이해와 협조를 구했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이 이뤄졌다. 이에 관련 제도가 정비될 지 주목된다.

이같은 목소리는 더불어민주당 송옥주(화성갑)·이원욱(화성을)·권칠승(화성병)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주최한 '연쇄성폭행범 출소 후 시민 안전 및 재범방지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쏟아져나왔다.

화성지역에는 10여명의 여성에게 성폭행해 15년 만기 출소한 박병화가 지난 10월31일부터 거주하고 있다.

이 토론회에는 김정숙 경기도여성폭력방지시설협의회 상임대표이자 (사)원선복지회 부설 평택성폭력상담소 소장이 좌장을 맡았고, 한민경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와 손현종 평택서 정보과 경위가 발제를 맡았다.

박선옥 여성가족부 아동청소년성보호과 과장,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 이경희 박병화 화성시 퇴출 비상대책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지역사회와 공존 VS 지역사회로부터 격리

이원욱 의원은 "수원발바리가 봉담에 왔을 때 고민했다. 재범률을 생각하면 주민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데, 한편 그는 벌을 다 받고 나왔는데도 영원한 죄인인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그를 수용 못하면 또 범죄를 저지르라고 내몰리는 셈 아닌가. 그렇다면 다시 가둬야 하나. 이것은 인권이 후퇴하는 것 아닌가"라며 발제에 가까운 발언을 남겼다.



한미경 교수는 재범위험성을 이유로 강력범죄자들을 '다시 담장안으로' 보내는 것은 위헌판결을 받은 바 있어 2명 중 1명만 선고받는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시민들의 범죄예방활동을 촘촘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상공개 및 우편고지는 지역주민들의 범죄예방 활동에 관심을 촉구하는 동시에 시민들을 지역사회 범죄예방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지역사회 단위에서 성범죄자에 더욱 촘촘히 대응하고자 하는 취지인데, 2명 중 1명만 신상을 공개한다는 것은 그 취지를 무색케 한다"며 "이는 지역에서 악마화 된 성범죄자들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해 성범죄자들의 재범위험성을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재범위험성을 판단해내기란 '신의 영역'에 가까울 만큼 측정이 어렵다"면서 "과거 범죄 전력이 중하다고 해서 미래 범죄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격리제도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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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수원시장과 김승원(수원갑), 백혜련(수원을), 김영진(수원병), 박광온(수원정) 국회의원 등이 법무부를 방문해 '연쇄 성폭행범 수원거주 반대 건의문'을 담당 국장에게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이원욱 "사회적 수용 못하면 범죄 저지르라고 내몰리는 셈"
한미경 교수,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제도 실효성 강조
이경희 비대위원장, 치료감호 할 수 있도록 '발의' 요구
곽대경 교수, 지역사회로부터 격리 미국 사례 제언도

반면 격리 찬성에 대한 의견도 개진됐다.


이경희 비상대책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서 강력범죄자가 인근에 거주하면서 일상이 두려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대학생들은 공부를 하다가도 해가 떨어지면 집에 가기 바쁘고, 바로 앞에 있는 집에 갈 때도 택시를 부른다. 친구들과 한창 놀 나이의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들이기 바빠 온 동네가 아이들 웃음소리를 잃었다. 이게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연쇄성범죄자까지 포함해 사후 치료감호를 할 수 있도록 '치료감호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곽대경 교수도 지역사회로부터 격리가 가능하다는 논거를 댔다. 미국에서 하는 특별구금센터인데, 일반 교도소 수감자의 5배나 높은 비용으로 강력범죄자를 격리하고 있다. 곽 교수는 "재범을 막기 위해 강력성범죄자의 격리에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그에 따른 재정상 비용은 사회 안전과 성범죄자의 기본적 삶을 위한 필수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범죄자에 어떻게 대응할지, 지역사회와 논의했어야

'지역사회에서 격리'에 대한 찬반은 뚜렷했지만 범죄자 전입 시 지역사회가 그 정보를 사전에 알아야 한다는 데는 너나 없이 의견이 같았다.

한 교수는 "성폭력범죄자의 재범을 예방하고 주민 불안을 낮추고자 한다면 출소 이전에 경찰·보호관찰소 등 형사사법기관 관계자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의 범죄예방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했고, 곽 교수는 "성범죄자들의 출소 이전에 관계부처와 지역사회와의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며 "박병화의 경우도 사전에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없이 이뤄져 구성원들의 반감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상공개를 집행하는 여가부, 박선옥 과장은 "법무부는 신상공개 대상인 범죄자의 출소 및 주소지 정보를 여가부에 출소 당일 통지하고 있다. 초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행법 테두리에서 이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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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화 화성퇴출 및 보호관찰소 입소 결의대회'에 참석한 시민단체 대표들이 박병화 화성퇴출을 요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22.11.23 화성/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지역사회 격리에는 찬반 엇갈렸지만
범죄자 전입 시 지역사회가 사전 파악
모두 같은 의견… "방안 모색 전제돼야"

손현종 경위도 "법무부가 재발위험이 높은 출소자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데, 경찰과 공조를 위해 정보공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송옥주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잘 지켜줘야 하는데, 법과 제도적으로 안전을 지킬 수 있는지는 항상 모자르다"며 "그 중 '성범죄자의 출소 후'를 대비한 제도는 매우 미비하다. 거주지를 제한하고 주민과 아동의 안전을 지키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해당 지역구 의원인 권칠승 의원은 "강력 성범죄자 출소 시 거주지를 제한하고 출소 전 해당 지자체에 알리도록 하는 내용으로 '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며 "반드시 입법과 제도로 반영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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