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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28일까지 '엔데믹, 업사이클'展

조수현
조수현 기자 joeloach@kyeongin.com
입력 2023-02-12 18:50 수정 2023-02-12 18:51

버려진 마스크, 문명의 민낯을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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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팬데믹이 남긴 대표적 유산(遺産)인 '쓰레기'를 마주하고 다시 쓰는 전시 '엔데믹, 업사이클'전이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끝모를 팬데믹 터널을 지나는 동안 '가장 효과적인 백신'으로 쓸모를 다하고 버려진 마스크는 이번 전시에서 핵심 소재로 등장한다. 마스크와 함께 재택 생활로 급격히 늘어난 배달 용기, 택배 상자 등 다양한 폐품도 '업사이클' 예술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 전시장을 채운다.

배달용기·택배상자 등 폐품들 활용
코로나 시대 일상·환경문제 시각화


김하늘('오가닉 시리즈, 조명' 등)
김하늘 作 '오가닉 시리즈, 조명', '스택 앤 스툴'.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김하늘 작가는 폐 마스크를 재활용해 어느 가정 한 편의 모습을 재현했다. '오가닉 시리즈, 조명'과 '스택 앤 스택(Stack and Stack), 스툴 & 의자'란 작품이다. '쌓이고 쌓인다'는 영어 글귀를 제목에 드러낸 만큼, 그는 버려진 마스크와 불량 마스크 등을 하염없이 쌓아 녹이고 굳혀서 스툴을 제작했다.

쓰레기가 된 마스크가 산처럼 쌓여 환경문제로 곧 이어지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다양한 카테고리의 작품들로 다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작가가 말하는 듯싶다. 


정찬우 작가는 숟가락, 젓가락, 국자 등 집에서 흔한 집기들로 사람의 외형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의 사람들은 대체로 허리가 구부정하거나 머리를 감싸는 등 고뇌에 찬 모습이다.

재택 생활은 사람들의 만남을 줄여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도를 낮추지만, 대면함으로써 발견할 수 있는 사람 사이의 끈끈한 무언가의 여지를 함께 차단한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생각하는 숟가락' 시리즈로 이름 지었다.



신명환(뻥품샵)
신명환 作 '뻥품샵'.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웬 명품 로고가 큼지막하게 들러붙은 작품도 눈길을 끈다. 신명환 작가가 쌀과자(뻥튀기)로 백화점 명품 코너에서나 볼 수 있는 명품 브랜드 가방을 만든 작품, '뻥품샵'이다.

작품명은 알맹이보다 껍데기(포장지)를 번지르르 꾸미는 명품과 그 명품이 은유하는 다양한 모습들을 작가가 비꼬고자 의도한 제목처럼 보인다. 큰 비용 없이 구할 수 있는 뻥튀기로 명품을 형상화한 것도 생각거리로 남는다.

폐마스크 모아 조명·스툴·의자 제작
쌀과자로 만든 '명품 소비문화' 은유


전시장 중간에서 울상을 한 흰 곰의 얼굴도 전시의 흥미를 돋운다. 엄아롱 작가가 페트병과 레코드판을 이용해 만든 '북극곰'이란 작품이다.

이연숙 작가는 전시장의 지난 전시 '업사이클에 광명이 비치다'에서 쓰이고 남은 현수막과 파쇄 용지를 활용해 '세 사람'이라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코로나19 관련 소식으로 홍수처럼 쏟아진 잡지와 전단지들을 모아 귀여운 캐릭터 작품 '미디어맨'과 '배드맨'을 만든 유영운 작가의 작품도 전시장을 빛낸다.

유영운(미드어맨 배드맨)
유영운 作 '미디어맨, 배드맨'.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지난해부터 이어져 종반에 이르는 이번 전시에서 중도에 빠진 작품은 '엔데믹 공모전' 수상작 등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의 소장품들로 대체됐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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