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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동결 기조인데… 제물포터널 요금 인상안에 '인천 반발'

박경호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입력 2023-02-28 20:09

서울시가 인천시민의 서울 출퇴근길인 민자도로 '신월여의지하도로'(제물포터널) 통행료 인상을 추진한다. 평소 차량 정체가 심한 신월여의지하도로는 유료도로로서 가치가 떨어져 통행료 인상 명분이 약한 데다, 최근 대중교통 요금 동결과 민자도로인 영종대교·인천대교 통행료 인하 등을 추진한 정부 정책 기조를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와 허종식(민·인천 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민자도로 통행료 인상 의견 청취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시는 3월 초께 시의회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 4월1일부터 신월여의지하도로를 포함한 4개 민자도로 통행료를 인상할 계획이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다는 이유다. 신월여의지하도로 통행료는 소형차 기준 2천400원에서 2천600원으로 200원 오른다.

신월여의지하도로는 경인고속도로 신월IC부터 여의도를 잇는 7.53㎞ 구간(왕복 4차로)으로, 2021년 4월 개통한 민자도로다. 허종식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신월여의지하도로 통행량은 2021년 5월 약 108만5천대에서 지난해 12월 163만대로 늘었다. 통행료 수입은 지난해 말까지 총 643억2천만원이다.  


서울시 '의견 청취안' 시의회 제출
물가상승 이유 내달부터 반영 계획
고질적 체증탓 명분 약해 재고 목청


출퇴근 시간대 경인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향하던 인천시민들은 유료도로 개통으로 고질적 교통 체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시간대 신월여의지하도로는 여전히 꽉꽉 막힌다. 유료도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월여의지하도로를 이용하는 상당수 인천시민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900원)를 이중으로 부담하고 있다. 서울시가 도로 개통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통행료 인상을 추진하자 인천지역에선 반발 기류가 흐른다.



허종식 의원은 "제물포터널은 인천시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개통한 지 2년이 안 된 상황"이라며 "특히 지하도로 상부는 공원 조성으로 인해 출퇴근 시간대 제물포터널 진·출입부에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료도로 효용감이 떨어지는 만큼 서울시는 제물포터널 요금 인상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인고속도로 역시 정부가 유료도로로 운영할 가치와 명분이 떨어짐에도 계속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는 1968년 개통부터 현재까지 걷은 통행료 수익이 도로 건설·유지비 총액을 훨씬 웃도는 흑자도로이면서도 차량 정체와 일부 구간 일반도로화로 고속도로 기능을 잃은 지 오래다.

인천시민들은 1990년대 말부터 '경인고속도로 무료화'를 요구하고 있다. 2020년 6월 김교흥(민·서구갑) 국회의원이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를 무료화하는 내용으로 대표 발의한 '유료도로법 개정안'은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답보 상태다. 정부가 영종대교·인천대교 등 민자도로 통행료 인하를 추진하는 것과도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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