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4.22 /연합뉴스 |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3일 "송 전 대표의 즉시 귀국과 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더 이상의 공식 논평을 자제했고, 일부 의원들은 SNS로 송 대표를 감싸는 메시지를 냈다.
정책위의장인 김민석 의원은 "송 전 대표의 회견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면서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고 송 전 대표에게 신뢰를 보냈다.
이같은 민주당의 제식구 감싸기 대응은 상대의 비판을 불렀다. 송 전 대표가 자신 탈당과 즉시 귀국을 밝혔지만, 내용에 있어 '정치적 책임은 지지만, 금품 살포의혹은 보고 받은 적 없고, 몰랐다'고 답한 것이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했기 때문이다.
전주혜 "국민 바보로 아나" 직격
이재랑 "제 집 불타는데 불구경만"
국민의힘 전주혜 대변인은 "송 전 대표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냐"면서 "녹취록에는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를 인지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관여한 정황이 여럿 나온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문종형 상근부대변인은 민주당 김 정책위의장의 메시지를 두고 "송 전 대표를 옹호하는 뻔뻔한 모습"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와 송 전 대표에 대한 내부 비판을 일체 자제하고 있다. 두 현·전 대표가 민주당의 존립 위기와 맞바꿀 수 있는 신성불가침의 존재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민찬 상근부대변인은 "이러니 '이심송심'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민주당 의원들과 (송 전 대표를 마중나간다는) 개딸들을 자중시키라"고 요구했다.
정의당도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재랑 대변인은 민주당 권 대변인 논평을 두고 "자기 집이 불타고 있는데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며 "사태를 책임지려는 노력도, 자정하려는 의지도 하나 없이 송 전 대표의 귀국만 목 빠지게 기다린 채 손을 놓아버렸다. 당이 존립해야 하는 자격이 있는지 물어야 할 판"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돈봉투 의혹은 '송영길 문제'만이 아닌 '민주당 문제'"라며 "부패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민주당 전체를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종·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