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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프롬 인천·(1)] 윤 장관의 '공부방' 마련해준 존 타이난 신부

김명래
김명래 기자 problema@kyeongin.com
입력 2023-05-11 13:16 수정 2023-11-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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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타이난 신부(뒷줄 오른쪽에서 3번째)는 1960년대 인천 답동성당, 도화동성당 등에 보좌신부로 머물면서 청소년 장학사업에 공을 들였다. 사진은 1965~1966년 중 존 타이난 신부와 남학생 센터 학생들이 도화동 성당 앞에서 촬영했다. 앞줄 여성은 성당 자원봉사자 김안나씨다. /박경석 교수 제공
종교 묻지 않고 독서실 학생 받아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은 고등학교 1학년인 1965년 천주교 메리놀외방전교회 소속으로 도화동성당 보좌신부였던 존 타이난(John C. Tynan·남요한) 신부를 만난다. 존 타이난 신부는 미국 보스턴에 있는 가족 후원을 받아 성당 지하에 최신식 독서실을 만들었다. 인천 각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희망자를 모집하고 인터뷰를 거쳐 종교를 불문하고 40명을 선발한 뒤 '남학생 센터'로 명명했다. 포마이카 책상에 클래식 음악감상실을 갖춘 시설이었다. 개가식 자료실은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등 당시 쉽게 구하기 힘든 고전·교양 서적으로 가득했다. 

주말 저녁에는 함께 모여 RCA 흑백 TV를 시청했다. 윤 전 장관을 비롯해 윤은상 전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경영학 박사), 박경석 경희대 명예교수(공학 박사), 故 이태훈 전 형사정책연구원장(법학 박사), 이금용 코글로닷컴 회장(경제학 박사), 김구수 소아과 전문의(의학 박사) 등이 남학생 센터를 거쳤다.
도화동성당 소속… 40명 규모 시설 마련, 각종 고전책 가득
인천교구 인천교회사연구소 장동훈 소장(신부)에 따르면 존 타이난 신부는 도화동성당 부임 직전 답동성당 보좌로 있었고, 당시 메리놀수녀회가 성당에서 여학생 독서실을 운영했다. 장 소장은 "1960년대 성당에 중고등학생이 많이 찾아왔고, 성당에서 '영어 공부'를 시켜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존 타이난 신부는 도화동성당 이후에 부임한 주안동성당에선 여학생 독서실을 운영했다고 윤 전 장관은 전했다. 존 타이난 신부가 인천에서 벌인 '청소년 활동'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아 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존 타이난 신부는 1962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62~68년, 1971~76년, 1981~94년 한국에서 봉사했다. 2017년 5월19일 미국 뉴욕 오시닝에 있는 테레사 집에서 83세 나이로 선종했고, 메리놀회 공동묘지(Maryknoll Society Cemetery)에 안장됐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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