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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 서구의회 한승일 의장. /서구의회 제공 |
인천 서구의회 한승일 의장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수행 기사의 폭로가 나왔다. 인천 서구의회에서 수행 기사로 일하는 공무원 A(35)씨는 17일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공무용 차량은 공적인 일에만 사용할 수 있지만, 의장은 개인적인 술자리에도 밖에서 대기했다가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지시한 적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서구 공용차량 관리 규칙'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 차량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A씨는 한 의장이 새벽 시간대에 자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며 "갑자기 다음 날 일정을 알리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잦은 일정 변경으로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니 미리 일정을 알려 달하고 의장에게 건의했는데, '밥을 먹고 와서 자기 일이 끝날 때까지 대기하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장이 마치 나를 개인 운전기사처럼 대하는 것 같아 하소연도 해보고, 의회 사무국에도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제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개인적 술자리도 바깥 대기 지시"
의회사무국 도움 묵살 제보 결심
스트레스로 적응장애 진단 받기도
A씨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서구의회 의장 수행 기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9대 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취임한 한 의장을 수행하고 있다. 그가 작성한 지난해 12월 근무 일지를 보면 무려 23일이나 초과·휴일 근무를 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는 "연말 행사 등으로 의장의 저녁 자리가 많았다"며 "그런 날은 차 안에서 2시간 이상 대기해야 했고, 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주말이나 평일 일과 후 개인 시간을 제대로 보낼 수가 없어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파혼했고, 스트레스로 인한 적응장애 진단까지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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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구의회 홈페이지 캡처. |
韓 "사적인 일로 부른 적 없다" 입장
이와 관련해 한승일 의장은 이날 경인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공무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 없고, 의회 직원들과의 회식이 끝난 후 수행 기사에게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 한 적만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의회 사무국을 통해 입장을 전하겠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서구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의장이 개인적인 일로 수행 기사를 부른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대부분 서구 관내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로 알고 있다"며 "수행 기사 직업 특성상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데, 젊은 MZ세대여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수행기사의) 그런 사안을 의장에게 알리고 새벽 시간대에 문자를 보내는 행동 등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