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고양 데이원스포츠' 회원사에서 제명

결국, 프로농구계에서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6일 오전 7시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KBL 센터에서 이사회와 총회를 열고 고양 데이원스포츠를 회원사에서 제명했다고 밝혔다.

KBL은 데이원 측이 지난해 출범 이후 줄곧 재정적 문제를 일으키고 약속을 번번이 어긴 데다 4개월째 미지급된 선수단 연봉 등을 지난 15일까지 정리하고 구단 운영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못해 구단을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KBL은 데이원이 선수 연봉 체불 등을 해소하기는커녕 거짓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리그의 신뢰와 안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KBL은 데이원 소속 선수 18명은 보호하기로 했고 부산시가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 의사를 강하게 밝힌 점을 감안해 우선 부산시와 새로운 인수 기업 물색을 포함한 후속 방안을 적극 논의할 계획이다. 인수 기업 등을 찾지 못하면 오는 7월 21일 데이원 소속 선수 18명 전원을 대상으로 특별 드래프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별 드래프트가 시행되면 프로농구 출범 이후 이어온 10구단 체제는 2023~2024시즌부터 9구단 체제로 바뀌게 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이원 소속 선수들을 위해 이달 1일 이후의 연봉은 KBL이 우선 지급하고 추후 적절한 방법으로 환수할 계획이다.

김희옥 KBL 총재는 입장문을 통해 "프로농구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튀어 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상황을 맞게 돼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데이원스포츠를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신 고양 팬들은 물론 모든 농구팬들과 관계인들에게도 유감스럽고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후속조치를 상황에 맞게 성실히 진행하겠다"며 "리그의 안정성과 내실을 다지는 데 더욱 정진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데이원도 입장문을 냈다. 박노하 데이원스포츠 재무총괄대표는 입장문에서 "구단 자금난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플레이오프 4강에 진출하며 감동 신화를 만들었던 선수단에 고마움을 전한다"며 "열정적인 응원과 격려를 해주신 고양 데이원 점퍼스 팬 여러분들께도 정상적이지 않은 선수단 운영으로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저는 비록 대표직에서 사퇴하나 데이원스포츠의 지분 구조 및 법적인 시시비비를 떠나 그동안의 임금 체불에 대해서 시일이 좀 걸리더라도 지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며 "끝으로 KBL 이사회에서 일정 기간 우리 선수단을 인수할 기업체를 물색해 농구단 인수가 꼭 성사되어 그동안 정말 고생한 선수단 여러분들이 새롭게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김형욱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