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올해 철거 앞둔 '부평 영단주택'… "강제동원 흔적, 추가 연구 필요"

변민철
변민철 기자 bmc0502@kyeongin.com
입력 2023-06-29 19:49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의 흔적인 인천 부평구 산곡동 일대 영단주택의 철거(5월16일자 6면 보도=미쓰비시 줄사택 '보존', 영단주택 '철거'… 엇갈린 운명)를 앞두고 자료 수집 등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천 부평역사박물관에서 29일 열린 '부평 영단주택의 가치와 현황' 학술회의에서다.

영단주택은 1941년 설립된 조선주택영단이 조선의 병참 기지화를 위해 군수업 노동자들에게 주로 공급한 주택이다. 부평구 산곡동에 지어진 영단주택은 인천 육군조병창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의 숙소로 쓰였다. 산곡동 일대에서 2013년부터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영단주택은 올해 안에 철거될 예정이다.

손민환 부평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주제발표에서 "부평 영단주택은 지금까지도 한옥 주택과 합숙소, 일본식 주택이 공존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한옥 주택과 합숙소는 이 시기 노동자 사택에선 찾기 힘든 형태여서 건축적·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평 영단주택에는 해방 이후 미군정과 한국전쟁,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부평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들었다"며 "철거가 예정된 만큼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연구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술회의서 '역사·건축가치' 강조
"상징성 돋보이는 것 선별·관리를"


부평역사박물관은 산곡동 영단주택의 철거 전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2021년부터 조사를 벌여 지난해 '산곡동 87번지, 부평 영단주택 1·2권'을 발간했다.

서동천 목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현재 남아있는 영단주택을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어떻게 남기고 어떻게 부술 것인가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남아 있는 영단주택 중 원형이 잘 남아 있고, 상징성이 돋보이는 것을 선별해 보존·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부평역사박물관과 한국건축역사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학술회의에는 도미이 마사노리 전 한양대 교수, 오석근 복숭아꽃 대표, 서영대 인하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김영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수리기술학과 교수,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 등 역사·건축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 키워드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