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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습지 논란'… 국토부 '행위제한 적용 배제' 제안

이현준
이현준 기자 uplhj@kyeongin.com
입력 2023-06-29 21:03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2구간' 건설을 위한 행정 절차가 시작됐다. 이 구간은 습지보호지역을 지나도록 계획돼 논란을 빚었는데, 정부는 관련 법상 '습지보호지역 행위제한 적용 배제' 조항을 활용해 도로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29일 인천시에 따르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추진 중인 국토교통부는 최근 '습지보호지역에서의 행위제한 규정 적용 배제 협의'를 인천시에 신청했다.

송도국제도시 6·8공구 인근 약 250만㎡ 규모의 습지보호지역 중 제2순환고속도로가 지나게 되는 8만7천500여㎡(수평투영면적)에 대한 행위제한 규정 적용을 배제해달라는 내용이다.  


인천시에 협의 신청 '첫 행정절차'
국가경제에 영향 국책사업 판단

이 일대는 인천시가 지난 2010년 생물 다양성 유지 등을 위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습지보호지역은 건축물 신·증축, 모래·자갈·광물 채취, 동식물 도입·경작·포획 등의 행위가 제한된다.

다만 '해상항로 건설 등 국가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시행 또는 물적 자원 개발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엔 행위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사업을 '국가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인천시 습지보호구역 담당 부서는 국토부의 협의 신청 내용을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인천 연수구청, 인천경제청 등 관계 기관에 보내 의견을 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의견 수렴 후 인천시 습지보전위원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심의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천시 습지보호구역 담당 부서 관계자는 "국토부의 이번 신청으로 도로 건설을 위한 첫 행정 절차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습지보전위원회는 국토부의 협의 신청에 대해 가부가 아닌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며 "위원회가 대체 습지 조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습지보전위원회 심의가 끝나면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세부 노선을 확정하게 된다.

市, 관계기관 의견 요청·내달 심의
"위원회, 대체 습지 조성 요구 예상"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2구간은 남송도IC~송도JC~인천남항 11.4㎞를 지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현재 국토부의 노선안은 인천시가 민관협의회를 운영해 도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민관협의회는 '간조 시 갯벌이 드러난 구역' 바깥에 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천시 도로 담당 부서 관계자는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 구간 중 노선이 확정되지 않아 설계조차 못 하고 있는 구간은 이곳뿐"이라며 "송도 일대 교통 체증이 심한 만큼, 이 도로가 조속히 개통되도록 정부와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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